니콜라에 1200억 투자한 한화는 어쩌나… 창업주 전격 사임에 '당혹'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20.09.21 17:27 | 수정 2020.09.21 19:12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휩싸이며 니콜라에 투자했던 한화그룹이 당혹해하고 있다. 니콜라는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회장이 21일(현지 시각) 전격 사임하면서 우려감이 한층 더 커진 상황이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스타트업으로, 1회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 기술을 홍보해왔다. 지금껏 완제품 트럭 한 대조차 팔아본 적이 없지만,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2018년 총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할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관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니콜라가 2018년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영상의 한 장면. 당시 밀턴은 "이건 진짜다"라고 말했지만, 힌덴부르크리서치는 "언덕 위에서 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DB
    그러나 니콜라는 최근 들어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기술, 즉 실체가 없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기관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의혹에 기름을 부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며 사태가 커졌다. 밀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의혹을 정면 돌파하는 대신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물러나기로 해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상황이 이렇자 니콜라의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도 흔들리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가는 그간 니콜라 호재가 있을 때마다 상승세를 보인 것처럼, 논란이 일자 함께 떨어졌다. 밀턴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사실이 알려진 21일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7.4%, 한화(000880)는 1.68% 내렸다.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가 니콜라에 각각 5000만달러씩 투자했었다.

    시장에서는 니콜라 사기 의혹이 한화그룹의 신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에너지,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등 주력 계열사들은 당초 니콜라와 수소 충전소 운영 및 수소 충전소용 태양광 발전 전력 공급, 수소 총전소용 태양광 모듈 공급, 수소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등 협력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니콜라 논란이 사기로 밝혀질 경우 한화그룹은 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손실에 더해 그룹 수소 사업 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밖에 없다.

    니콜라가 사기였음이 드러난다면 후계 승계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화가 니콜라에 투자할 당시 장남 김동관 부사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탓이다. 김 부사장은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으며, 밀턴 창업자와 '배출가스 제로(0) 사회를 구축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알려졌다.

    니콜라 지분가치는 승계자금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니콜라 지분을 가진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현재 에이치솔루션이 소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확보한 비상장 회사로, 기업가치가 올라야 승계작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세 아들이 에이치솔루션을 이용해 번 자금으로 한화 지분을 매입하거나, 한화와 지분 교환을 진행할 것으로 분석해왔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에도 잡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수소 충전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한화그룹 관계자는 "2015년 삼성그룹과 빅딜을 하면서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약속했었다"며 "아직 주관사를 선정하는 단계로, 니콜라 이슈와 관련 없이 IPO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사기 의혹에 대해선 "투자한 회사가 논란에 휩싸여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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