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니콜라 창업자 의혹 속 자진 사임…“투자자 보호 차원”

입력 2020.09.21 15:37 | 수정 2020.09.21 16:52

‘제 2의 테슬라’로 불렸던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la)’의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진 사임했다.

20일(현지 시각) 니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밀턴 창업자 겸 CEO가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물러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니콜라는 "밀턴 창업자가 먼저 자발적으로 사임을 제안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사회 의장 자리에는 스티븐 거스키 전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이 밀턴을 대신해 앉았다.

밀턴은 사임 후에도 니콜라 최대 주주 지위는 유지한다. 그는 현재 니콜라 전체 지분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8200만주를 갖고 있다. 18일 종가를 기준으로 약 28억달러(약 3조 2500억원) 어치다.

다만 더 이상 회사 운영에 대해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니콜라는 밀턴이 "회사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회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트위터에 남긴 은퇴 이후 회사를 응원하는 메시지. /트위터
니콜라는 2014년 밀턴이 ‘전기트럭보다 수소트럭이 친환경 상용차로 더 유용하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창업한 수소 트럭 스타트업이다. 니콜라라는 이름은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왔다.

니콜라는 여태 완제품 트럭 한 대조차 실제로 팔아본 적이 없지만,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만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다. 국내 투자자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니콜라 주식 보관 잔액은 1억4754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기술, 즉 실체가 없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되면서 니콜라는 주가 변동성이 심해졌다.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기관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내놓은 '니콜라 : 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보고서는 요동치던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이들이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콜라가 트럭을 언덕 위에서 굴리는 방식으로 수소트럭이 스스로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가짜 영상을 찍었다"거나 "니콜라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완전히 허풍"이라는 식이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SEC)가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 법무부도 사기 여부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니콜라를 향한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강해졌다. 지난 6월 초 주당 79.73달러까지 올랐던 니콜라 주가도 지난 18일에는 34.19달러로 떨어졌다.

밀턴 창업자는 지난 11일까지 트위터에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향한 반박글과 강경 발언을 수차례 올렸다. 그러나 이날은 회사 임원진과 니콜라 투자자들에게 간략한 응원 메시지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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