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로 떨어진 배당수익률… 올 연말은 '배당주의 배신'

조선비즈
  • 이다비 기자
    입력 2020.09.22 06:00

    통상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배당주(株)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올해는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해 배당수익률이 예년만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락일(폐장일 이틀 전)’ 하루 전까지는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데, 올해는 12월 27일까지 사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올 연말에는 배당주 흥행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민감 업종에 속하는 배당주 종목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을 받은 탓이다. 여기에 비대면(언택트) 정보기술(IT)·바이오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하면서 배당주는 주가 상승률도 저조했다.

    그래픽=김란희
    ◇올 연말 현금배당액 전망치 지난해보다 4.27% 줄어

    22일 금융투자업계와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배당수익률은 1.76%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중순만 해도 3.17%였으나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올해 현금배당액 시장전망치(컨센서스)도 올 초 31조5800억원 수준에서 이달 중순 28조24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현금배당액 규모가 29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4.27% 낮다. 지난해에도 기업이익 감소에 따라 배당금 규모가 2018년보다 2.9% 줄었는데 여기에서 더 줄어든 것이다.

    배당주 펀드에서는 올 들어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편입하는 펀드로, 은행과 증권·정유·화학 종목이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267개 배당주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투자금 2조4211억원이 순유출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1892억원이 빠져나갔다.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저조하다. 국내 배당주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1.84%, 최근 1개월 1.49%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각각 7.36%, 1.54%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상반기 하락 방어 효과가 저조했고 배당을 포기한 기업들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받았다"라고 했다.

    ◇배당주도 코로나19 영향 피해 가지 못해

    배당주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건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고배당주 기업들이 현금 배당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위험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배당성향을 보였던 에너지, 소재 산업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배당은 기업 실적에 좌우되는 만큼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양호하지 않은 데다가 코로나19까지 겹쳐 더 악화했다"고 했다.

    ‘여름 보너스’라고 불리는 중간 배당을 포기하는 곳도 속출했다. 올해 국내 증시 상장사 전체의 6월 중간 배당금은 2조9200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3조7100억원에 보다 약 21% 감소한 규모다.

    2017년부터 중간배당을 줬던 SK이노베이션(096770)과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인 S-OIL은 지난 1분기에 적자만 1조원이 넘으면서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2630억원과 947억원을 각각 배당했던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도 올해 경영 악화와 경영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반기 배당을 하지 않았다. 두산(000150)은 그룹 매각 이슈로 1분기 배당을 포기했고, 하나투어(039130)도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15년 만에 배당을 중단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은행과 증권·정유·화학 종목 등이 올해 IT와 게임, 바이오 등 성장주에 가려 빛을 못본 것도 영향을 줬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로나 경기침체 등장 이후로는 성장주 중심의 산업 재편이 진행되며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특히 은행주의 영향이 컸다. 금융지주들이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회복세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건전성 악화 우려가 잔존해있고 실적 상승 요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주가 상승에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배당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건 은행 몫이 컸다"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예대마진 등이 줄고 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진 사모펀드 사태와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서 은행주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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