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JP모건 등 글로벌 은행, 20여년 간 불법자금 거래 관여"

조선비즈
  • 이현승 기자
    입력 2020.09.21 12:15

    ICIJ, 미 재무부 제출자료 입수·분석해 보도
    "글로벌 은행, 1999~2017년 2조달러 규모 의심거래 보고"
    HSBC, 홍콩 증시서 2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

    HSBC,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은행이 20여년 간 2조달러(2325조원) 규모의 불법자금 거래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HSBC 본사 건물. / 로이터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각)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글로벌 금융기관이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에 제출한 2100건의 의심거래보고서(SAR·Suspicious Activity Report)를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ICIJ 보도에 따르면 제출된 문서에는 1999년~2017년에 이뤄진 2조달러(2325조원) 규모의 의심거래 내역이 포함됐다. 의심거래는 북한과 같은 미국의 금융 제재 대상국과 돈을 주고 받았거나, 돈 세탁 등 불법 행위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거래를 포착한 기관은 60일 내에 재무부에 신고해야 한다.

    이 문서에는 HSBC,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타드(SC), 뉴욕멜론은행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고 ICIJ는 전했다. 불법자금 거래규모는 도이치뱅크가 1조300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JP모건이 5140억달러(600조원)로 집계 됐다.

    JP모건은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물과 관련해 10억달러(1조2000억원) 이상을 송금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으로, 나집과 측근들은 이 회사를 통해 45억 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JP모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선거총괄책임자 폴 마나포트가 2014년 친(親)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미국 의회에서 로비활동을 벌였다는 것이 알려져 사임한 이후 보수 지불을 처리해줬다.

    SC는 탈레반과 연루됐다고 알려진 두바이 소재 기업의 자금 송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HSBC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에 연루된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에 있는 회사를 위해 자금을 관리했으며, 회사의 실 소유주가 궁극적으로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주요 은행의 직원들은 종종 대규모 거래의 뒤에 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글 검색을 이용했다고도 ICIJ는 전했다.

    보도가 나온 뒤 HSBC는 홍콩 증시에서 29.60홍콩달러까지 하락해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주가도 2.96% 내렸다.

    보도에 언급된 회사들은 "그동안 금융 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의 요구에 적극 부응해왔다"며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