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0.0005㎜’ 세상에서 가장 작은 초음파탐지기

조선비즈
  • 김윤수 기자
    입력 2020.09.19 06:00

    獨 ‘헬름홀츠 젠트럼 뮌헨’·뮌헨공대 연구성과… 네이처 게재
    소형화 한계 있는 ‘압전’ 방식 탈피… 상용 실리콘칩 기술 활용
    현존 가장 작은 의료용 탐지기의 1만분의 1… 초고해상도 구현

    초소형 초음파탐지기 ‘스웨드(SWED)’를 포함하고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칩. 포토닉스 회로들이 검은색 패턴을 이루고 있으며, 그속에 들어있는 탐지기 본체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다./헬름홀츠 젠트럼 뮌헨(Helmholtz Zentrum München)
    세상에서 가장 작은 초음파탐지기가 등장했다. 길이가 0.0005밀리미터(㎜)로, 적혈구 지름(수μm)의 10분의 1 수준이다. 소형화 덕분에 그간 불가능했던 초고해상도 초음파 영상 구현도 가능해졌다.

    독일 ‘헬름홀츠 젠트럼 뮌헨(Helmholtz Zentrum München)’ 연구소와 뮌헨공대 공동 연구진은 실리콘 포토닉스칩을 활용한 ‘실리콘 도파관-에탈론 탐지기(SWED·스웨드)’를 개발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연구성과는 이날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선보인 초음파탐지기 시스템은 가로·세로 3㎜·6㎜의 직사각형 실리콘 포토닉스칩 형태다. 실리콘 기판에 작은 포토닉스 집적회로(IC)들이 검은색 패턴으로 새겨져있다. 다시 각각의 회로에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 탐지기 본체가 들어있다. 이것이 스웨드다.

    포토닉스는 빛(광자)을 매개로 한 정보통신기술(ICT)로, 포토닉스칩은 이를 집적회로로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컴퓨터 칩 기술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원래 빛으로 인해 발생하는 음파를 이용하는 ‘광음향(optoacoustic)’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광음향은 빛을 흡수한 물질이 음파를 만들어내는 현상으로, 측정과 영상화 기술에 응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연구 도중 이와 반대로 음파에 의한 빛의 세기(intensity) 변화를 미세하게 감지할 수 있는 포토닉스칩 기반 탐지기인 스웨드를 개발하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발전해온 기존 초음파탐지기는 압전(壓電)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관측하고자 하는 물체 표면에 초음파를 쏜 후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가 탐지기에 압력을 전달한다. 탐지기는 이 압력을 전기 신호로 바꿔 디지털 영상을 만든다.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려면 탐지기의 크기가 작아져야 한다. 압전 방식은 크기를 줄일 경우 작은 신호를 감지하는 성능인 민감도(sensitivity)가 떨어져 소형화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스웨드는 압전 방식 탐지기보다 작으면서도 민감도를 유지한다. 연구팀은 "현재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는 가장 작은 압전 방식 탐지기의 1만분의 1 크기"라며 "압전 방식 탐지기를 이만한 크기로 줄이면 민감도는 100분의 1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을 얻기 위한 신호 매개체인 초음파의 파장 길이와 비교해도 200분의 1에서 50분의 1 수준이다. 압전 방식으로는 초음파의 파장보다 작은 대상은 관찰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는 1μm보다 작은 대상을 구별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칩 공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저비용 대량생산 공정을 갖추기도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스웨드의 성능을 더 높이고, 초음파 내시경 등 의료용으로 적합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의료계뿐만 아니라 물질과 생체조직 정밀관찰이 필요한 기초과학 연구에도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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