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정책의 상징 김현미, 최장수 국토부 장관 '타이틀'

입력 2020.09.19 06:00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로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과 함께 역대 최장수(長壽) 국토부 장관이 됐다. 20일부터는 유일한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한 김 장관은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한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얼굴’로 대중에 인식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취임해 19일로 취임한지 1187일을 맞았다. 기존 최장수 국토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때 1187일(2008년 2월29일~2011년 5월 30일) 동안 장관직을 맡은 정종환 전 장관이었다.

지난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그는 오는 20일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의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박상훈 기자
‘최장수 국토부 장관’ 타이틀을 갖게 된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신임을 듬뿍 받는 대표적인 부처 수장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 힘을 실어주는 등 신뢰를 보여줬다. 지난 7월 2일, 문 대통령이 경제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김현미 장관을 불러 부동산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지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주택 정책의 주무 부처는 국토부이지만, 부동산 정책은 세제, 금융 등이 얽혀 있어 경제 전반의 문제를 아우르는 기재부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가 아닌 김 장관을 불러 보고를 받은 것을 두고 당시 정부 안팎에서는 "김 장관이 이 정부의 실세 장관인 것이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을 지휘하면서 국민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자주 비판을 받는 지점은 국민들의 공감대와 괴리가 있는 현실 인식과 말 바꾸기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정부 대책으로 부동산값 상승세가 멈춘 상태"라는 발언으로 현실 인식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7월 22일에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인용하며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 가격은 14% 올랐다"는 말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후 지난 16일 하나금융연구소는 ‘법원 등기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부동산 거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 사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약 45.5%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말 바꾸기’의 대표적 사례는 임대사업자 관련 정책이다. 앞서 김 장관은 2017년 8·2부동산 대책에 대해 청와대 유튜브에 출연해 "임대사업자로 등록 하면 세제, 금융 혜택을 드립니다"라며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경우 신규 등록을 막아 사실상 제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당시 그는 이 유튜브에서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3년이 지난 올해 8·4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공급지 마련에 전력을 다하는 셈이다. 정부는 군 소유의 태릉 골프장과 과천정부청사 부지까지 끌어 모으는 등 수도권 전역의 국공유지를 발굴해 집 지을 땅을 긁어모았다.

이같은 비판적인 여론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에 대한 국토부 직원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역대 국토부 장관 가운데 ‘직원들에게 가장 잘 하는 장관’이라는 이야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한 국토부 사무관은 "(김 장관은)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편"이라면서 "장관께서 식사를 사주면서 직원들 이름을 한명한명 불러주고 앞 자리에 놓인 음식을 직접 나눠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국토부 고위 관계자도 "장관 보고를 들어가면 의견을 경청하고 보고하는 사람을 ‘믿어준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에다 대통령의 신임까지 받는 ‘힘 센 장관’인 것도 국토부 직원들이 그에게 우호적인 이유다. 국가 의전 서열로 따지면 정부 부처 하위권인 국토부가 이 정부 들어 목소리가 점점 커진 것도 김 장관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와 협업하는 다른 경제 부처의 한 공무원은 "우리도 세세한 걸로 잔소리하는 장관 말고, 저렇게 힘 실어주는 장관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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