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저격당한 조세연 원장 "연구결과 철회 계획 없다"

입력 2020.09.18 17:05 | 수정 2020.09.18 17:3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지역 화폐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다’는 요지의 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에 대해 연일 공개 비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김유찬 조세연 원장이 18일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철회하거나 할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조선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의 내용을 철회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보고서는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으며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이 지사가 "정치적 목적이 의심된다"며 강력 비판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연합뉴스
김 원장은 앞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정치 개입 의도나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면서 "지역화폐가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까 경제적 효과를 보는 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서 연구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사용한 것은 전국사업체 전수조사인데, 이런 전수조사는 원래 결과가 나오는 데 2년 정도 시차가 있고 연구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연구 착수부터 진행 과정까지 외부의 개입은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화폐는 성남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전국적 정책이 됐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자 역점 시책 사업의 하나로 영세중소상공인의 매출지원을 통해 골목과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연구보고서 시작단계부터 지역화폐를 아예 ‘열등한’ 것으로 명시하고 시작하는데, 조세연이 갈수록 이상하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 확대로 매출타격을 입는 유통대기업과 카드사 보호목적일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정치개입 가능성이며, 그 외 다른 이유를 상정하기 어렵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서 그는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도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지사의 조세연 비판이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부분을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정책연구를 하며 살아온 저로서는 이재명 지사의 이번 조세연을 향한 발언에 상당한 모멸감을 느낀다"면서 "학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책연구결과를 냈다고 해서 ‘청산할 적폐’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왕조시대에도 폭군이나 생각할 법한 논리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가 2019년부터 지역화폐 지원을 계속 늘려가고 있음에도 조세연이 이런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면 ‘얼빠진’ ‘엄중한 문책’ ‘적폐’를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효과에 대해 보완할 방법을 찾는 것이
국민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상식수준의 행동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지역화폐가 최선의 대안이 아니라는 것은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은 다 알 수 있다"며 "주요 대권후보라는 분이 학자들을 탄압하는 발언을 하고, 나만 옳다는 식으로 나서는 것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학계에서는 이재명 지사 주장과 달리 지역화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재정학회는 "지역화폐 발행이 해당 지자체에서 지역화폐가 유통되는 주요 산업들에서 직접적인 고용 효과를 유발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다른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의뢰로 지난 3월 작성한 ‘지역화폐가 지역의 고용에 미치는 효과’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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