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두뇌'부터 공개된 아이폰12… "AI 성능 향상에 '올인'한듯"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20.09.18 16:00

    드디어 베일 벗은 ‘A14 바이오닉’, 기대에 못미치는 성능 향상
    "역대급 하드웨어 몰아넣고도 스냅드래곤에 벤치마크 밀릴것"
    A14서 뉴럴엔진 비중 두배 늘려… 연산·그래픽보다 AI로 승부수

    애플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제품 행사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아이폰12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신제품에 탑재된 새로운 5나노 반도체 공정 기반 칩셋 'A14 바이오닉'이 베일을 벗으며 내달 공개될 아이폰12의 성능을 대략적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A14 바이오닉은 아이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최신 모바일 칩셋으로 아이패드 에어 4세대뿐만 아니라 내달 공개될 아이폰12에도 탑재될 예정입니다. 애플이 공개한 사양을 보면 A14 바이오닉 칩은 애플 디바이스 중 최초로 5나노 반도체 공정이 적용된 칩입니다. 공정이 더욱 미세해진만큼 더 촘촘하게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WWDC 2020 온라인 행사 시작을 알리는 모습. /유튜브 캡처
    애플에 따르면 A14 바이오닉은 전작인 A13 바이오닉에 비해 약 40% 늘어난 118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한 헥사(6)코어 CPU(중앙처리장치)로 구성돼 있습니다. 통상 PC용 CPU보다 작은만큼 트랜지스터 숫자도 적은 모바일 CPU의 한계를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가령 최근 '국민 CPU'로 불릴 정도로 널리 보급된 PC용 CPU 라이젠5 3600나 그 상위 제품군보다도 집적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통상 CPU의 경우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논리회로가 늘어나기 때문에 초당 연산하는 숫자가 늘어나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 소자의 크기나 회로 선폭이 미세해 지면, 요구하는 전류량도 적어지고, 따라서 발열도 적어집니다. 미세공정 향상에 따라 칩 다이(die) 내에 남는 공간에 별도의 캐시 메모리를 넣어 성능을 늘릴수도 있고, 최근에는 뉴럴엔진(Neural Engine)을 배치해 인공지능(AI) 추론 연산 기능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반면 애플 A14 바이오닉은 최신 반도체 공정에 따른 트랜지스터 숫자와 집적도는 '역대급'이지만 정작 명시된 성능 향상폭은 그리 크지 않아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합니다. A14 바이오닉의 연산 성능, 그래픽 성능 향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일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셋인 스냅드래곤 875와의 비교에서 오히려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만간 출시될 퀄컴 스냅드래곤 875는 마찬가지로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코텍스(Cortex)-X1 슈퍼코어를 내장해 전작보다 약 30% 성능향상이 예상되는 제품입니다. 일부 외신에서는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 A14 바이오닉으로 구동되는 아이폰12 벤치마크 점수가 약 57만점으로 지난 7월 공개된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며 스냅드래곤 875가 공개될 경우 더 뒤처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A14바이오닉이 전작에 비해 성능이 40% 향상됐다고 밝혔지만, 여기서 애플이 언급한 전작이 아이패드 에어 3세대에 탑재된 'A12'와의 비교이기 때문에 A14 바이오닉을 아이폰11에 탑재된 A13 바이오닉 칩과 비교할 경우 A14 바이오닉 칩의 CPU, GPU 성능 향상은 16%와 8%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애플이 지난 15일(현지시각) 공개한 새로운 모바일 칩셋 ‘A14 바이오닉’의 대략적인 구조 이미지. 뉴럴엔진이 16코어 칩으로 이전 제품보다 두 배 가량 집적도를 높였다. /유튜브 캡처
    그렇다면 지난 수년간 A12, A13 등으로 꾸준히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온 애플의 모바일칩 설계 기술이 왜 갑작스럽게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일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의 전략에 따른 '의도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애플이 공개한 A14 바이오닉의 칩셋 구성 이미지에서 연산, 그래픽 성능보다는 인공지능(AI) 기능을 담당하는 뉴럴엔진의 비중이 크게 커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칩셋 구조는 추후에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애플이 행사에서 공개한 A14 바이오닉의 사양을 보면 뉴럴엔진 칩을 이전의 8코어에서 16코어로 두 배로 늘린 것이 확인됐다"며 "연산 능력도 6테라플롭스(TFLOPS)에서 11TFLOPS로 거의 두 배 가까이 향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12에서 수년간 경쟁사들과 벌여온 연산성능, 그래픽 성능 경쟁보다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애플이 이번에 두 배 수준으로 늘린 뉴럴엔진은 머신러닝, 추론 모델, 이미지 인식, 모션 인식, 생체인식 등 인공신경망 추론 연산에 특화한 전용 하드웨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애플이 공개한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 iOS 14가 AI 통·번역, 무려 20배 많은 정보를 다루게 될 음성비서 시리 등을 강조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애플은 아이폰12에서 AI와 관련한 신기능으로 '한 방'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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