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도 與권리당원도 "통신비 2만원은 반대"…고민 깊어진 이낙연

조선비즈
  • 김명지 기자
    입력 2020.09.17 16:31

    민주당 게시판 "돈쓰고 욕먹는 짓을 왜 하나"
    열린민주당 "국민 돈으로 선심쓰는 것"
    정의당 "민주당 기어이 밀어붙인다면 아집"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코로나 사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사업으로 추진하는 ‘전국민 통신비 2만 원 지원’ 정책을 두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과 열린민주당마저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통신비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언택트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7일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통신비 2만원 지급을 강행하기 위해 독감백신 유료 접종분을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국민의 힘과 딜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며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둬야 하느냐"라고 했다.

    심 대표는 "통신비 2만은 정부 여당 내에서도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이재명, 김경수 지사 등 핵심 인사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기어이 밀어붙이려고 한다면 그건 아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낙연 대표를 언급하며 "코로나 민생문제조차 불통이라면 협치는 도대체 누구와 무엇으로 하겠다는 말이냐"고도 했다. 심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통신비 지원을 반대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전날(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 대해 "보편적 지원이라는 측면에서도 실질적 효과가 의심스럽고, 국민의 돈으로 정부가 선심을 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예산이라는 것도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하는데 불필요한 예산이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도 통신비 지원 정책을 반대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전날 한 당원은 통신비 지원과 관련한 글을 올리고 "생색도 안나고 가뜩이나 말 많은 추경 정국에 야당의 반대명분만 준다"며 "차라리 마스크 구입 비용으로 주든지 마스크를 나눠주든지 (해 달라)"고 했다. "왜 돈주고 욕먹을 정책을 하는 건가" "지지층조차 지지할수없는 정책"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어떤 당원은 댓글에서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재명 지사에게 추월당하니, 차별화를 하려고 무리하게 선별지급을 외치다가, 선심성으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연합뉴스
    '통신비 지원' 정책은 지난 19일 민주당 당 지도부와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이낙연 대표가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작은 위로'라고 수용하면서 공론화됐다. 정치권 일각에서 통신비 지원 사업은 당 원내대표단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당은 통신비보다는 현금성 지원 확대에 더 중점을 뒀다고 한다.

    통신비 지원은 지난 6일 정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문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담회 바로 전날(8일)쯤 윤곽이 잡혔다고 한다. 하지만 과정이 어찌됐든 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 결정한 사업이라 쉽게 거두어 들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당초 부정 여론과 상관없이 통신비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통과를 위한 국회 본회의(22일)를 며칠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 여론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당 지도부는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통신비와 관련해서 '강행'과 '철회' 둘 중에서 명확히 결론이 난 것은 없다"며 "오는 17일 회의에서 (야당의 대응을 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전날(16일) 페이스북에 "이번 추경 17개 사업 중에서 통신비 사업이건 다른 16개 사업이건, 추경 취지에 부합하면서 추경 취지에 부합하면서 정부안보다 더 효과적이고 집행가능한 사업 제안이 있다면 국회는 열어놓고 대안을 검토하고, 정부를 함께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막판까지 여론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차 추경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본격 심사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정의당·열린민주당까지 통신비 지원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심사 과정에서 격렬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통신비 지원 정책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은 이날 추경 검토보고서를 내고 "통신비 사업은 효과성은 물론 선별지원에 있어서도 추경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통신비 감면지원 임시센터 구축 등 9억 5000만원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2만원통신비 지원 관련 "코로나로 인해 자유로운 대면 접촉과 경제 활동이 어려운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통신사 매장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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