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사려던 2조원 이제 어디에 쓰나… HDC·금호산업 셈법은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20.09.17 16:02 | 수정 2020.09.17 17:52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이후 아시아나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가 일단 주력 산업인 건설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HDC현산의 경우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 제공
    ◇ HDC현산, 2조원 현금 총알 어디로

    17일 재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2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HDC현산이 2조원을, 나머지 5000억원은 미래에셋대우가 마련한다는 자금 계획도 세웠지만, 협상이 깨지면서 ‘총알’이 상당수 남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HDC현산의 주택·건설 등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HDC현산도 지난 3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 당시 투자설명서에 그렇게 썼다. HDC현산은 "만약 예상치 못하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취소될 경우 공모자금 약 3207억원을 토지대 납부 및 지급어음결제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유상증자로 마련한 돈 3207억원을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잔금 등 토지대 납부와 분양 예정인 의정부 주상복합 개발 등으로 투입할 수 있고, 나머지 현금으로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 인천신항 배후단지 추가 토지 확보 등 투자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HDC현산이 개발 사업보다는 새로운 인수합병(M&A)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많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을 부동산개발사업에 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HDC현산이 새로운 M&A에서 큰 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해석이 나온 데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이 HDC그룹의 핵심 과제라는 배경이 있다. HDC현산은 국내 10대 건설사 중에서 주택사업 쏠림이 가장 크다. 올해 2분기 기준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 구성의 88%다.

    실제 지난 2018년 HDC그룹이 현대산업개발을 인적분할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설하고, 분할 후 존속회사인 HDC㈜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건설업 외의 미래먹거리 발굴’ 등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이 회사의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실제로 HDC현산이 이전부터 HDC영창을 인수하고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중이기도 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해둔 자금을 어디에 쓸 지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면서 "다만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자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과는 별개로 마련돼있으며 개발사업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매각대금 언젠가 받을 돈‥본업은 건재하다"

    구주 매각대금 3228억원을 받아 시행 사업 등의 신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던 금호산업은 매각 불발로 당장은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건설·토목 사업 추진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금호산업 내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가 이 회사의 건설·토목 사업을 가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본업만 놓고보면 성장세라는 것. 금호산업은 6조6000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4% 증가한 8000억원이고 올해 예상 연매출은 전년 대비 약 7%, 영업이익은 약 4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2600가구 수준이던 주택 분양 물량도 올해 6500가구로 늘었다. 물론 회사 내외부에서 ‘구주 매각대금이 빨리 들어왔다면 사업을 좀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란 목소리는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아시아나항공 감자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은 부담이다. 앞서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11일 온라인간담회를 통해 "감자 여부는 올해 말 회사 재무 상태와 채권단의 경영권 지분 확보 여부, 인수·합병(M&A) 재추진 여부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며 "현 단계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현실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M&A는 잘 마무리 됐을 것"이라면서 "우리도 피해자인데 차등 감자로 또다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구주 매각대금은 언젠가는 들어오는 돈"이라면서 "사업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고 아시아나항공이 조금이라도 정상화하면 시장에서도 재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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