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자연재해에 美 경제 마비... 허리케인·산불, 대선 이슈로 부상

조선비즈
  • 유진우 기자
    입력 2020.09.17 15:35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Laura)’가 미국 경제를 강타한지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또 다른 허리케인 '샐리(Sally)'가 미국 남동부 지역에 상륙하면서 미국 남동부 경제가 일시적인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한 달 가까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 남부에 허리케인까지 불어 닥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미국 경제 피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겹쳐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각) 시속 165㎞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샐리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최소 377명이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성 폭풍이었던 샐리는 이날 오전 2등급 허리케인으로 격상해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부터 앨라배마주 도핀섬까지 멕시코만 연안에 물폭탄을 뿌리고 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샐리를 '역사적에 남을 재앙적인(historic and catastrophic)' 허리케인이라 평가했다. 허리케인 규모 자체는 2등급으로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지만,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장기간 내륙에 머물면서 오래도록 피해를 입힌다는 것. 미 국립기상청(NWS)은 "샐리의 움직임이 너무 느려 열대성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해당 지역을 계속 강타할 것"이라면서 "악몽"이라고 우려했다.

    재난 연구소 엔키리서치에 따르면 샐리에 의한 경제적 피해는 최소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에서 30억달러(약 3조5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허리케인 상륙에 대비해 걸프만 연안 원유·가스생산 시설이 문을 닫는 데 따른 파장이다.

    허리케인 샐리가 덮친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시내. /AP연합뉴스
    허리케인 상륙 예보로 남동부 해안에 근접한 원유·가스 생산시설 30% 가량이 폐쇄되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9%(1.88달러) 오른 40.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4.2%(1.69달러) 증가한 42.22달러에 거래됐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 자연재해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에 자연재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리케인으로 폭우가 내리는 동부와 정반대로 미국 서부지역의 경우 산불이 한 달 넘게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산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IO)에 따르면 이번 서부 산불 피해액이 직접 피해액은 최소 200억달러(약 23조5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자연 재해는 한달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부 화재는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잦은 허리케인 발생 역시 기후 변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를 몰아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연재해가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며 "트럼프 캠프는 현직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 지역 주민에 원조를 제공할 기회를,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가 산불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그의 실책을 부각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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