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中 텐센트 화평정영은 '같은 게임'?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20.09.17 14:14

    센서타워 배그모바일 분석⋅크래프톤 발표 실적 상충
    크래프톤 아시아 매출 비중 86%라는데 구체 출처 미스터리
    센서타워 "매출 비중 일본 12%⋅인도 1.2%⋅中 0%"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출시 후 지난 8월까지 2년 5개월간 누적 매출 35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기록했다는 조사를 내놨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센서타워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 집계에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가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和平精英)’을 포함했다는 것입니다.

    센서타워는 화평정영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제작사인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관계를 부정하고 있음에도, 두 게임이 사실상 같은 게임으로 취급 받고 있음을 뜻합니다.

    크래프톤 계열사 펍지가 텐센트와 함께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모바일). /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의 유사성과, "관계가 없다"는 양사 공식 입장은 게임업계에선 꾸준한 화제 거리입니다. 화평정영 출시 후 날아 오르는 크래프톤 실적은 화제성에 기름을 붓습니다.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매출 8872억원, 영업이익 513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NC)를 넘어서, 넥슨에 이은 국내 2위입니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매출 80%인 7108억원을 모바일에서 거뒀습니다. 전체 매출 중 아시아 비중은 86.8%에 달합니다. 게임업계는 크래프톤의 뛰어난 실적과 높은 아시아 비중이 화평정영 로열티에 기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텐센트와 크래프톤 계열사 펍지가 공동 제작한 게임입니다. 글로벌 유통은 텐센트가 맡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18년 3월 글로벌 출시됐지만 중국에선 판호(유통허가증)를 받지 못해 무료 서비스해왔습니다. 이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19년 5월 중국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이와 동시에 텐센트는 중국에 화평정영을 출시했습니다.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용자 데이터를 승계했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업데이트하면 화평정영이 됩니다. 텐센트는 장병규 의장(17.4%)에 이어 크래프톤 지분 13.2%를 보유한 2대 주주기도 합니다. 두 게임이 이름만 다른 같은 게임이라는 의심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은 정말 관계가 없을까요. 앞서 소개한 센서타워 조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센서타워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 각각의 누적 매출도 공개했습니다. 화평정영 누적 매출은 약 19억달러(약 2조2300억원)로 추산됩니다. 1년 이상 늦게 출시된 화평정영 매출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넘어선 셈입니다.

    화평정영을 제외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누적 매출 29%는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2위는 일본(12%),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8.8%)였습니다. 최근 크래프톤이 텐센트 유통권을 회수하며 논란이 된 인도 시장 매출 비중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인도 정부가 중국산 앱을 차단하자, 크래프톤과 텐센트는 인도 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통 계약을 상호 해지한 바 있습니다.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누적 다운로드 1억8550만회를 기록한 대형 시장으로, 때문에 크래프톤의 높은 아시아 매출 비중에 인도 기여도가 높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공식적으론 중국에선 서비스하지 않는 게임이니, 또 다른 대형 시장인 인도가 87%에 달하는 크래프톤 ‘아시아 매출 비중’의 근원이 아니겠다는 시각이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 30%가량이 미국에서 발생했고, 인도 매출이 1.2% 수준이라면 크래프톤의 현 아시아 매출 비중에는 물음표가 달립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매출이 29%라면 아메리카·유럽 합산 비중은 최소 40%는 될 것"이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 40%가 비(非)아시아에서 나왔다면 크래프톤이 밝힌 총 매출 중 아시아 비중은 너무 높다"고 했습니다.

    크래프톤 실적과 시장조사기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 분석이 상충되는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올 1분기 크래프톤은 모바일에서 매출 4214억원을 거뒀습니다. 이 기간 엔씨소프트(NC) 리니지2M 매출은 3411억원입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외엔 모바일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이 리니지2M을 넘어섰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앱애니는 올 1분기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리니지2M이 6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9위를 기록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리니지2M 매출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보다 높았다는 것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1위는 화평정영이었습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화평정영 출시 후 크래프톤 모바일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었고, 아시아 비중도 동반 상승했다"며 "화평정영 로열티가 실적에 포함된다는 의심이 계속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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