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또 오르나” 뿔난 흡연자들…고유식별장치가 뭐길래?

조선비즈
  • 홍다영 기자
    입력 2020.09.17 14:05 | 수정 2020.09.17 15:53

    민주당 김수흥 의원 '담뱃갑 고유 식별 장치 부착 의무화' 법안 발의
    고유식별장치 부착 시 담배 1갑에 비용 150원 들어
    '국내선 불법 담배 유통 드문데'... 고유식별장치 실효성도 논란

    국회에서 담뱃갑 고유 식별 장치 의무화를 추진하자 흡연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담배 회사의 원가 부담이 늘어나 담뱃값이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정다운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은 지난 7월 담배 규제를 강화한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불법 담배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담뱃갑에 고유 식별 장치를 부착해 유통 경로를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국회예산처는 20대 국회 당시 같은 내용의 법안을 심사하며 ‘담배 유통 추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5년간 176억원이 들고 담배 한 갑당 최대 15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17일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에선 "소요 비용을 서민이 대다수인 흡연자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 "2015년 정부가 부족한 세수 확충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할 때도 흡연자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했다" "정부가 흡연자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이 2014년 7조원에서 2019년 11조원으로 늘어났는데 정작 정부는 흡연자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묻고 싶다"며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고유 식별 장치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인근 국가 사이에 담뱃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불법 담배가 기승을 부리지만, 국내에서는 불법 담배 유통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말보로 한 갑이 13싱가포르달러(약 1만1200원)지만 인도네시아는 2만루피아(약 1590원)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말보로 한 갑에 4500원, 일본은 510엔(약 5700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불법 담배를 유통했을 때의 처벌 규정도 담배사업법에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고유 식별 장치 도입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5년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다. 당시 흡연 비율을 낮추고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이유였으나 일각에선 세수 결손을 보충하기 위한 ‘꼼수 증세’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2015년 담배 관련 세수는 전년 대비 3조6000억원 늘어난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계에서는 아직 법안이 계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KT&G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으로서 정부 정책이 정해지면 성실히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장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담뱃값 부담이 큰 상황에서 또 다시 담뱃값이 오른다면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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