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독감 백신 접종론에 업계 “추가생산 어렵다”⋯ "국내시설 코로나 백신 생산에도 할당"

조선비즈
  • 김양혁 기자
    입력 2020.09.17 13:38

    독감 백신 3월 생산 개시.. 검증 거쳐 이달부터 공급
    지금 생산 들어가도 추가 물량 내년 1월 공급 가능

    서울의 한 병원에 붙은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국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생산량이 국민의 60%인 3000만명분이라고 밝힌 가운데, 백신 제조 업계는 올해 더는 추가 생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해야하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공급이 어렵다는 것이다.

    백신 생산 계획을 생산 이전 수개월 전부터 짜놓은 만큼 당장 일정을 조율하기 쉽지 않은 데다, 수출 물량은 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다른 백신 생산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독감 백신 물량이 아니라, 접종률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17일 GC녹십자(006280),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백신 생산 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통되는 독감 백신 생산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설령 지금 추가 생산에 들어간다해도 품질 검증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추가 물량은 내년 1월은 돼야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상 국내 백신 생산 업체는 연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올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독감 바이러스 발표 이후 3월께 독감 백신 생산에 들어간다. 백신제조 업체 관계자는 "6개월 정도 생산 계획을 미리 짜두고 백신을 생산하는데 지금 시중에 풀리는 독감 백신도 6개월 전에 계약했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독감 백신을 추가 생산하더라도 지금으로부터 3~4개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면 이미 독감 유행 시즌은 끝난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 독감 백신도 생산해야 하는 업체들로선 당장 생산 일정을 바꾸기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로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당장 수출용 독감 백신 생산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추가 공급 물량을 생산하기 어렵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국내 생산설비들이 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할당됐다"며 추가 생산여력이 없음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올해 국내 독감 백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약 3000만명 분량이다. 이 가운데 무료 접종 대상자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임산부, 만 62세 이상 노인 등 1900만명가량이다.

    박 장관은 "전 세계에 국민의 절반 이상 독감 백신을 접종한 나라가 없다. 우리는 (그보다) 10%포인트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학적으로 과도하게 비축한 사례고, 그 이상은 정말 필요 없다는 것이 의료계 의견이다. 작년에 210만 도즈(1회 접종분), 재작년에는 270만 도즈를 폐기했다. 올해는 사회적 불안을 생각해 과도하다는 비난을 감수하겠다며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이미 이달 8일부터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중 독감 백신을 2회 맞아야 하는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됐다. 1회 접종하는 소아・청소년과 임산부는 오는 22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만 62세 이상 어르신은 10월 중순부터 접종 가능하다.

    백신제조 업체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독감 백신이 부족했던 적은 없다"며 "올해의 경우 역대 최대 물량인데 (백신)접종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게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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