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참담하고 너무나 괴롭다"
"독립운동가들, 이런 나라 위해 헌신했을까"
"秋, 콩나물 파는 아주머니였다면 어땠겠나"
"與의원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보호했겠나"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
"제 의사 표현하긴 곤란...후속 조치 잘 하겠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16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중 특혜 휴가 의혹을 비호하기 위해 여당이 안중근 의사를 거론한 것에 대해 "너무나 참담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일제로부터 독립운동을 하시던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이 나라를 위해 헌신했을까. 마음이 아프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의원은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너무 소홀하게, 그리고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끝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질의를 이 자리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 후보자에게 "추 장관 아들은 19세 이후에 병역판정 검사를 받았고, 2016년 입대 때 현역병 입영신체검사를 받은 게 맞느냐"라고 했다.
서 후보자가 "예"라고 하자, 윤 의원은 "추 장관은 아들이 법적면제 대상이 아닌데도 말 끝마다 군대에 안가도 됐는데 갔다고 하면서 이를 미화한다. 이런 게 군기문란이 아니냐"고 물었다. 서 후보자는 침묵했고, 이에 윤 의원은 "분명 잘못된 것 아니냐, 그렇다면 안가도 될 사람이 가도록 허락받는 것도 어떻게 보면 특혜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자 서 후보자는 "(서 일병의 신체 상태가) 갈 수 있었으니 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서 후보자에게 '그렇다면 추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 본분에 빗댄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서 후보자는 "그 의사 표현을 하기에 곤란한 상황이다"라고 했고, 그러자 윤 의원은 "그렇다면 제가 말하겠다"며 "너무나 참담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위국헌신과 군인본분이란 말을 들으려면 (추 장관의 아들은) 더 낮은 자세로 복무해서,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며 "(추 장관의 아들이) 이런 논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안중근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윤 의원은 "최근 며칠 동안 국회에서 너무나 참담했던 것은 군 특혜의 현장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동네에 좌판을 깔고 콩나물 파는 아주머니 아들이 이랬다면 어땠겠느냐. 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벌떼처럼 일어서서 아들을 보호해주려고 노력을 했을거라고 생각하느냐"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런 걸 감히, 안중근 의사의 말로 비유를 하는지 저는 너무나 참담하다"며 "장관님이 저의 절규를 기억하시고 우리 군을 바로 선 군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또 "장병들의 하나된 마음과 하나된 힘을, 그리고 찢어진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 지 저는 이 며칠이 너무나 괴롭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 발언을 하는 와중에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서 후보자는 이에 "예. 후속조치를 잘 하겠다"고 했다.
윤봉길 의사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 일왕의 생일날,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일본 상하이파견군 대장 등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치르고 현장에서 체포되어 총살됐다. 25살의 나이였다. 안중근 의사는 한말의 독립운동가로 만주 하얼빈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했다. 32살의 나이였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10년이 되는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