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주자 '띵동'의 강한 도발…"배민 B마트 보다 비싸면 차액 2배 보상"
배민 독일 기업 매각에 비판 여론 높아져
'지역화폐 결제' 무기로 배달업계 지각 변동 일으킬까
'착한 수수료'를 내걸고 배달 플랫폼 시장에 늦게 뛰어든 '띵동'이 지역 화폐 사용이 가능해진 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배달 플랫폼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배달업계 다크호스로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띵동은 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1%도 되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배민으로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업체이지만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배민이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에 합병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배민은 우리 민족이 아니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도 띵동 편에 서서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띵동은 최근 서울 강남·서초 지역을 대상으로 '30분마트 띵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띵배달은 물, 라면, 햇반과 같은 가공식품부터 마스크, 우산, 애완동물 간식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배달하는 서비스로 배민의 'B마트'와 유사하다.
띵동은 '띵배달'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결제 후 30분 내 배달 완료"라며 빠른 속도를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저가로 B마트보다 비싼 경우, 차액의 2배를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를 이달 말까지 시행한다"고 했다. 속도와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보장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띵동에 따르면 최저가보상제를 시행한 16일 띵동의 트래픽은 전날 대비 4배 늘었다. 띵동을 운영하는 허니비즈의 송효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타사대비 신속하고, 저렴한 '띵배달'을 통해 강남·서초지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했다.
배민을 겨냥한 띵동의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의 공공 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의 일원인 띵동은 제로배달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배달독립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애국심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배민을 겨냥한 것이다. 배민은 서비스 초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카피로 소비자들의 애국심에 호소했다. 하지만 배민의 애국 마케팅은 되려 독이 됐다.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을 결정한 뒤 '배신의민족'이라는 오명을 산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공공배달앱 서비스가 본격화한만큼 배달 플랫폼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시 등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은 공공배달앱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
서울시가 지역화폐를 10% 할인된 금액에 발행하기 때문에 공공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자동적으로 10% 할인 혜택을 누릴 수가 있다. 여기에 2%대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음식점을 대량 확보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편의점 CU는 이날 띵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25개 모든 구의 서울사랑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비대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배달앱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온라인 결제를 할 수 없었지만 'CUX띵동 배달 서비스'는 제로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추가해 띵동 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CU 관계자는 "올해 정부 및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등으로 서울사랑상품권 취급처가 대폭 늘어나면서 이를 배달앱에서도 사용하려는 소비자 니즈도 덩달아 높아졌다"면서 "내년에 지역 상품권 발행 규모를 최대 15조까지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고객들이 지역화폐로 CU 배달 서비스를 보다 알뜰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