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하루 앞두고 국내에서도 ‘뮬란 보이콧’… “中 인권탄압 묵인 안돼”

조선비즈
  • 이은영 기자
    입력 2020.09.16 16:45

    미국 디즈니의 영화 ‘뮬란’의 국내 개봉을 하루 앞두고 이 영화를 보지 말자는 ‘보이콧(boycott)’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출연배우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한 홍콩경찰을 지지한데 이어 엔딩 크레딧에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묵인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진 것이다.

    디즈니 영화 ‘뮬란’ 불매운동 포스터. /인터넷 캡처
    16일 오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뮬란불매 #뮬란보이콧 등 해시태그와 함께 "뮬란 보지 마세요. 당신의 소비는 단순한 소비가 될 수 없습니다" "뮬란은 명작이지만 유역비 때문에 안 본다" "공산당의 탄압을 묵인하지 말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영화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도 "돈 앞에 무릎 꿇는 디즈니는 반성해야 한다" "팔아주고 싶은 마음 제로" "애니메이션 영화나 다시 봐야겠다. 너무 실망스럽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국내 대학가에 설치됐던 ‘레논 벽(Lennon wall·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붙이는 벽)도 다시 등장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인근 메가박스 건물 외벽에 ‘뮬란 보이콧 레논 벽(Lennon wall)’이 붙었다. ‘Boycott Mulan (보이콧 뮬란)’이라는 글자와 함께 포스트잇, 볼펜 등이 놓였다. 벽에 붙은 포스트잇에는 "뮬란 불매" "우리는 폭력을 소비할 수 없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곳에 레논 벽을 설치한 익명의 시민은 "중국 정부의 폭력이 문제없이 국내 영화관에 상영되는 것에 대해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조만간 다른 영화관에도 레논 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영화 뮬란의 포스터가 걸린 중국 베이징의 한 버스 정류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AFP
    국내에서 뮬란 보이콧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는 최근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담긴 문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일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최초 공개된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시(市)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수년새 약 100만명의 위구르인들을 교화소에 강제 구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장위구르는 중국 내 인권 탄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디즈니가 이곳의 공안 당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묵인했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된 것이다.

    뮬란은 출연배우의 언행으로 인해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등 세계 각 국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중국배우 유역비는 지난해 8월 홍콩 시위 당시 자신의 SNS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또 다른 출연자인 견자단도 당시 홍콩의 중국 반환 23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유해 역시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티코리아 본사 앞에서 뮬란 보이콧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은영 기자
    국내에서도 뮬란 보이콧 운동이 계속돼 왔다.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세시선)’은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오히려 시민을 학살했고 홍콩 시민을 탄압했던 배우들의 캐스팅은 문제없이 진행됐으며 디즈니는 자본의 논리 아래 이를 묵인했다"면서 중국 정부와 디즈니를 규탄했다.

    세시선 측은 "뮬란의 개봉일인 17일에 서울 신촌, 용산 등에 위치한 대형 영화관 앞에서 뮬란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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