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앱 통행세’에 칼빼든 공정위… "위법 여부 검토"

입력 2020.09.17 09:00

최근 구글의 인앱(in-app) 결제 강제 논란에 대해 국내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입점업체에 앱 판매 수수료를 일괄 30% 부과하는 ‘인앱결제’가 앱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 앱 시장이 구글에 종속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공정위에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갑질’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동참해 최근 국회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앱 갑질 방지법’이 여러건 발의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인앱결제 강제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만큼 선제적인 대응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법 행위가 확인된 이후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시행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인지를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구글플레이 로고./구글
◇구글 ‘앱 통행세’ 논란… 공정위 "위법여부 따져보겠다"

인앱 결제 의무화 논란은 올 7월 처음 불거졌다. 구글이 네이버(NAVER(035420)카카오(035720)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인앱 결제 시스템을 써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인앱결제는 이용자가 유료 결제를 할 때 결제 금액의 30%를 구글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구글은 기존에 게임 앱에만 인앱 결제를 의무 적용해왔는데, 이를 음원·동영상·웹툰 등 다른 분야의 앱에까지 확대해 적용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ICT 업계에서는 이를 '앱 통행세'로 간주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글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중개 수수료를 착취한다는 주장이다. 구글은 한국 앱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앱마켓별 매출 점유율은 구글플레이 63.4%, 애플 앱스토어 24.4%, 원스토어 11.2% 순이었다. 인앱결제를 거부해 구글해서 퇴출되는 것은 사실상 앱 마켓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최근 정치권에서는 인앱결제 강제를 막기 위한 의원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앱마켓 갑질 방지법'이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경제 핵심인 앱 생태계가 특정 기업의 플랫폼에 종속된 상황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안보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공정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구글이 게임 앱에만 적용했던 ‘인앱결제’를 다른 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의 법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구글이 인앱결제 방식을 변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제재여부를 따질 수는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현실화됐을 경우 정부 개입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EU도 ‘인앱결제’ 갑질 조사중

국내 업계는 구글에 대한 제재를 원하고 있지만, 수수료 적정성 여부에 대해 정부가 쉽게 개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독과점 사업자들의 착취적 가격 남용행위에 대해 제재를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돼 있다. 가격은 시장의 수요 공급원리에 따라 정부가 적정수준을 정해 직접 개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이달안에 입법예고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도 수수료 적정성 여부를 따질 수 있는 근거 조항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수수료 산출 근거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침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협약, 분쟁조정기구, 표준계약서 마련 등 장치를 두면서 근본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조정할 수 있는 수준의 규제를 담을 예정이다.

세계 경쟁당국도 구글 인앱결제와 같은 플랫폼 문제의 반독점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애플의 애플페이, 앱스토어의 수수료 관련 반독점 행위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애플을 시작으로 EU는 수주일 안에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페이스북,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조사도 개시할 예정이다. 애플은 미국에서도 독점 시비에 휘말려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조사와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한 경쟁법 전문가는 "플랫폼 수수료 갑질의 경우 가격남용 등 기존논리로 해결하기가 어려워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국 경쟁당국도 반독점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참조해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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