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주가 최고가 찍은 후…창업자, 주식 1조원어치 팔았다

입력 2020.09.16 14:59 | 수정 2020.09.16 15:20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린빈(林斌) 부회장이 우리돈 1조2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최근 주가가 상장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오른 후 현금화한 것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신화를 쓴 린 부회장은 개발·출시를 총괄했던 모바일 부문에서 최근 손을 뗐다.

샤오미는 린 부회장이 자사주 3억5000만 주를 처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소식에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샤오미 주가는 14일 종가(23.55홍콩달러) 대비 5.09% 하락한 22.35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중국 샤오미 공동 창업자 린빈 부회장. /샤오미
린 부회장이 판 주식은 1주당 의결권이 1개인 ‘클래스 B’ 주식이다. 린 부회장이 주당 얼마에 주식을 매각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는 린 부회장이 주당 22.55~22.85홍콩달러 사이에서 주식을 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주당 매각 가격을 22.85홍콩달러로 가정하면, 린 부회장은 이번 거래로 80억홍콩달러(약 1조2000억 원)를 손에 쥔 것으로 추정된다. 린 부회장은 공동 창업자인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에 이어 개인 주주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린 부회장의 주식 매각은 이달 초 샤오미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찍은 후 2주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샤오미 주가는 이달 2일 25.70홍콩달러(종가)를 기록했다. 2018년 7월 9일 공모가 17홍콩달러로 기업공개 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앞서 발표된 샤오미의 2분기(4~6월) 순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데다, 스마트폰 부문 경쟁사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 샤오미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샤오미 주가는 올 들어 110% 이상 상승했다.

중국 샤오미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레이쥔. /샤오미
린 부회장은 그동안 샤오미의 모바일 부문 대표를 맡아 스마트폰 개발과 출시를 총괄해 왔다. ‘미 믹스 알파(Mi MIX Alpha)’와 ‘미10(Mi 10)’ 시리즈 등이 그가 주도한 대표적 스마트폰 제품이다.

린 부회장은 7월 말 샤오미의 모바일 부문 대표직을 내려놨다. 앞으로 전략위원회에서 회사 전체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정한다. 모바일 부문 후임 대표는 중국 스마트폰·통신장비 기업 ZTE의 모바일 부문을 이끈 정쉐중이 맡는다.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 ‘미10 프로’ 제품. /샤오미
샤오미는 이번 거래 후 앞으로 5년간 린 부회장의 주식 매각을 금지했다. 이 기간에도 앞서 기부 목적으로 약속한 1억2000만 주는 매각할 수 있다.

린 부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자사주 4130만 주를 팔아 3억7300만홍콩달러(약 570억 원)를 현금화했다. 최고위 임원의 주식 매각 소식에 회사 안팎이 술렁이자 당시 린 부회장은 향후 1년간 주식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약속한 1년이 지나자마자 이번에 1조 원이 넘는 주식을 정리한 것이다.

중국 샤오미의 경영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린빈 부회장, 다섯 번째가 레이쥔 최고경영자. /샤오미
린 부회장은 2010년 레이쥔 최고경영자와 의기투합해 샤오미를 창업했다. 그전엔 미국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샤오미 합류 직전 일한 회사가 구글이다. 2006년 말 구글 부사장직을 맡아 중국 시장 모바일 검색과 안드로이드 현지화 연구 등을 총괄했다. 린 부회장이 레이쥔을 만난 것도 구글에서 일할 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