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하는 美, 오르는 韓… "증시 디커플링, 당분간 지속"

조선비즈
  • 박정엽 기자
    입력 2020.09.17 06:00

    한국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증시 등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거치는 동안 한국증시는 꾸준히 상승해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달 1~15일 코스피는 5.05% 올랐지만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83% 하락했다. 과거 디커플링이란 표현은 미국증시가 오르는 동안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한국증시를 설명하는 의미로 많이 쓰였는데, 이달엔 반대 흐름을 보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미 증시 디커플링의 배경으로 코스피가 지난달 13일 고점을 찍은 후 미국증시보다 먼저 가격 조정을 거친 점, 삼성전자(005930)등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 미국증시의 변동성 확대에도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점 등에서 찾고 있다.

    한국증시의 ‘독주’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많다. 무엇보다 큰 버팀목은 개인 투자자들이 들고온 풍부한 유동성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위주로 형성되고 있는 수급 흐름과 여전히 높은 수준인 증시 주변 자금(투자자 예탁금, CMA 잔고 등) 등 유동성 환경도 한국증시가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근거"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한국증시가 그동안 저평가돼 있는 점도 낙관론의 근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다른 지역들보다 높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이 큰 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의 실적 개선 기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면서 "올해 남아 있는 기간과 2021년까지 포함한 12개월 예상 순익 증가율 추정치를 보면 미국과 중국보다 한국이 더 높고, 개별 기업들의 이익 상향 비율도 한국이 미·중보다 더 견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증시가 최근에는 견고했지만 지난 4~5년 동안은 다른 나라들에 대비해 약했다. 가격 측면에서 한국증시는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글로벌 증시의 12개월 선행(12MF)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싼지 비싼지 판단하는 근거로 쓰인다). 지난 5년간 한국 증시의 12MF PER의 평균이 미국, 유럽은 물론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낮다. / 자료=미래에셋대우
    양국 정부 정책도 증시 차별화 요인이다. 한국 정부가 한국형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한국거래소(KRX)가 관련 지수를 발표한 뒤부터 수혜기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은 11월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이 중국 때리기에 나서며 미·중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추가 부양책 합의도 대선 전까지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증시가 워낙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디커플링이 계속해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디커플링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한국증시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거나, 뉴욕증시가 오르는 동안 제자리 걸음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회의 이후 미국 경기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경계한다"면서 "달러 강세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면 코스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 아직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 심리를 유지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우려의 근거로 한국증시 조정 국내 코로나 재확산 국면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점,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등 일부 종목·업종에 국한 된 점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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