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자본금 배로 늘린다… 6800만주 신주 발행 추진

조선비즈
  • 정해용 기자
    입력 2020.09.16 14:00 | 수정 2020.09.17 09:59

    연말까지 주금 납입 완료 조율

    한국증권금융이 주주 납입자본금을 2배로 늘리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금융의 주식은 현재 보통주 6800만주(발행가 5000원, 납입자본금 3400억원)인데 이를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증권금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증권금융업무를 전담하는 회사로 1955년 정부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증권회사에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증권사로부터 투자자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업무를 맡는다.

    증권금융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는 증권회사가 갑자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 증권금융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빌려줄 수 있어야하는데 증권회사가 필요한 돈에 비해 증권금융이 빌려줄 수 있는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 정해용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과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 등 증권금융 주주단은 증권금융의 납입자본금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6800만주에 추가로 6800만주를 증자하는 방안을 주주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에 따라 배정하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증자하려는 계획"이라고 했다. 유증이 이 방식대로 되면 증권금융의 발행주식수는 1만3600주가 되며 납입자본금은 6800억원으로 현재 납입자본금(3400억원)의 배로 늘어난다. 증권금융의 이익잉여금 등을 포함한 총 자기자본은 2조1589억원(6월말 기준)이다.

    증권금융은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율만큼 신주를 배정하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증권금융의 최대주주는 11.345%(6월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거래소다. 또 우리은행(7.809%), 하나은행(6.978%), NH투자증권(005940)(6.169%), 산업은행(5.191%) 등 금융회사들도 5%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장외 시장에서 소액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있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이 증자가 필요하다는데에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지만 각 주주사별로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본 여력이 안 돼 배정받은 물량을 인수하기 힘든 주주의 실권주에 대해서는 다른 주주가 이 물량을 받아가는 방법 등을 논의해 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증권금융 관계자는 "연말까지 주금 납입을 목표로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금융 주주단은 지난 2000년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재의 납입 자본금 규모를 만들었다. 2010년에도 1600억원 규모를 증자해 납입자본금을 5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주주단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바 있다.

    증권금융 주주단이 다시 증자 논의를 하는 이유는 최근 국내 증권사의 외형이 빠르게 커지고 이들이 필요한 유동성(단기자금) 규모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증권금융이 즉시 조달해줘야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될 수 있는데 증권금융이 이런 역할을 할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을 때다.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모은 돈을 미국 선물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했는데 미 증시가 폭락하면서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을 겪었다. 증권업계에선 당시 5조원이 넘는 단기자금이 필요했던 상황으로 분석한다. 대형 증권사 중에선 한화로 환산해 1조원이 넘는 달러를 갑자기 조달해야 했던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기업어음(CP)을 매도해 달러를 조달하는 한편 증권금융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금융은 증권사들에게 2조7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월 마진콜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들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아져 증권금융에 대한 증자 논의가 시작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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