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법 통과 전인데...복지부 비공개문건 남원 보내 부지 매입 지시"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20.09.16 09:54 | 수정 2020.09.16 10:00

    강기윤 "복지부 현장시찰 후 직접 부지 고르고 매입 지시 드러나" 주장

    강기윤 의원실 제공
    공공의대 설립이 본격 논의되기도 전에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대 부지를 직접 선택, 남원시에 매입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비공개 문건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국민의힘)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2018년 9월 전북 남원을 현장시찰하고 지난해 4월 직접 부지를 골라 남원에 매입을 지시했다는 ‘비공개 문건’을 공개했다.

    강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공공의대 설립 문제의 ‘원점 재논의’ 입장에 대해 ‘공공의대 설립은 국회에서 법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지만, 실제는 이와 달리 공공의대 부지를 미리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공공의대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전북 남원의 공공의대 부지가 높은 가격에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와 남원시간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강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와 ‘전북 남원시’간의 비공개 문건은 2018년 8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8월 22일 남원시에 공문을 보내 ‘전북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기로 했으니 조속한 시일 내에 설립부지(안)을 검토해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 당시는 국회에 공공의대법안이 제출되지도 않았던 때였다. 제20대 국회에서 공공의대법안(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대표발의)이 제출된 것은 해당 공문이 남원에 발송되고 한 달이 지난 같은 해 9월 21일이었다.

    이에 남원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시를 받고 5일 후 8월 27일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총 3곳의 학교 설립 후보지’를 제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같은 해 9월 10일 남원시에 또다시 공문을 보내 ‘9월 18일 국립중앙의료원 담당자, 학계 교수 등과 함께 후보지별 현장시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시찰을 마친 보건복지부는 2018년 12월 14일 남원에 공문을 보내 ‘3곳의 후보지 중 남원의료원 인접 부지가 최적의 대안’이라며 ‘부지매입, 도시계획결정 등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게다가 ‘부지 및 관련 예산 확보, 대학시설기반 조성 등 설립지원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지정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남원시는 지난해 4월 25일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부지의 두 가지 구역계(안)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보건복지부는 4월 26일 두 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한 후 다시 한번 ‘부지매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공공의대법안(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안)은 결국 올해 5월 29일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전북 남원시는 지난 5월 공공의대 설립 준비를 위해 계획부지의 44%인 2만8944㎡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는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성주 의원과 전북 남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각각 공공의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기윤 의원은 "공공의대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는 둘째치고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데, 문재인 정부가 법안 통과를 전제로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것도 모자라서 정부 차원에서 직접 공공의대 부지를 골라 특정 지자체에 매입을 지시한 것은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며 "법률유보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사업비를 정부의 예산안에 반영하거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선 반드시 법적 근거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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