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해임 추진... '인국공 사태' 영향인듯

입력 2020.09.15 15:24 | 수정 2020.09.16 15:22

국토교통부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 당시, 행적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구 사장의 해임을 기재부에 건의했다. 국토부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구 사장에 대한 여러 의혹과 구설수가 제기되자 감사를 벌여 왔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카·인사·로고’ 잇단 구설수… 결국 해임되나

기재부는 이달 중순쯤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구 사장의 해임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공운위에서 해임안이 결의되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정식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결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구 사장은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르면서, 국토부의 감사를 받아 왔다. 우선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이 북상할 때 구 사장의 행적이 논란이 됐다.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철도, 도로, 공항 등 태풍 관련 공공기관 기관장은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국감장을 떠나도록 했다. 하지만 당일 구 사장이 인천공항 주변이 아닌 경기도 안양의 자택 부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구 사장은 사내 인사와 관련해서도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 2월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운영과 관련된 팀장 보직 인사를 위해 사장 주재로 면접심사를 진행했고, 공정성 문제를 제시한 한 직원이 해명을 요구하는 사내 메일을 발송했다. 이에 구 사장은 "CEO의 인사권을 조롱하고 인격을 모독했다"며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했다. 이에 노조는 "사장의 독단적 인사권 남용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로고 교체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인천공항공사가 내년 3월 개항 20주년을 맞아 새로 만든 로고 이미지와 함께, 사내 반발 여론 등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직원들은 "촌스럽고, 이상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질주를 막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로고 변경을 중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가 진행돼왔다"며 "해임 내용은 민감하고 개인적인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인국공’ 사태 꼬리 자르기 시선도

일각에서는 해임 사유가 지난 6월 공항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로 전환해 직고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인국공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인카드 등은 공운위 해임안 건의를 위한 형식적 사유일 뿐, 결국 청년세대 분노를 일으킨 인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안검색 요원의 정규직 전환은 청와대가 주도한 것인데, 논란이 되자 구 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란 시선도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정부의 공공부문 제로(0)화 정책에 따라 지난 6월22일 인천공항 내 1만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공사는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인 인천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은 공사가 직접 고용하고,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은 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객보안검색원 1902명에 대한 직고용 방식을 놓고, 공사와 노조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인국공 사태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문제를 키웠다. 취업 정보 카페를 중심으로 ‘알바로 들어와 정규직 됐다’ ‘이럴 거면 왜 공부했을까’라는 내용의 불만의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전·현직 대학 교수 6000여명으로 구성된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인천국제공항사태 특별위원회’은 지난 9일 김현미 장관, 이재갑 장관, 구본환 사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 18명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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