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秋아들 당직사병 신상털이…공익신고자 보호 어디갔나

조선비즈
  • 권오은 기자
    입력 2020.09.15 12:07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26)씨의 실명을 공개한 것을 두고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시민단체 자유법치센터와 활빈단이, 15일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이 대검찰청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황 의원이 페이스북에 현씨의 실명을 적고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고 표현한 것이 공익신고자에 대한 명백한 폭력행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씨는 황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올라온 뒤 여권(與圈) 지지자들로부터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수건 받았다고 한다. 전날 국민권익위에 ‘공익신고자’ 보호 신청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현씨가 공익신고자로 보호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한 절차나 내용 모두 유리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현씨는 추 장관 아들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렸는데, 이 경우 수사기관에 신고한 것에 비해 절차 충족 여부가 까다롭다.

    서씨가 신고한 내용 역시 공익신고자 보호법 2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익침해대상 행위 법률 284개 조항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청탁금지법이나 부패방지권익위법 등에 따라 공직자의 청탁이나 부패행위를 신고한 것으로 인정되면 공익신고자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야 한다. 시민단체가 추 장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수사 진척이 더딘 상태다.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 추 장관의 아들 서씨와 전직 의원 보좌관을 수사팀이 꾸려진지 8개월만에 소환 조사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법률 해석을 떠나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현씨의 실명을 공개, 비난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 공익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후보일 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했던 공약이다. 공익신고자 보호 요건 자체가 까다로운 탓에 울타리 밖으로 밀려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법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공익신고자 보호를 신청한 300여명 가운데 3분의 1정도만 인정 받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이 지난 5월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오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공익신고 대상행위가 기존 284개에서 467개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군 형법’도 포함된다. 현씨는 법 시행과 해당사항은 없지만, 최소한 그의 신고 내용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공익’에 속하는 셈이다.

    ‘신상털이'나 문자메시지 테러에 나선 여권 지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공익신고자의 ‘공익’에 초점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누굴 신고하느냐에만 목메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나, ‘국채 발행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모두 조리돌림에 시달렸다.

    이런 일부 여권 지지자의 행태는 사실 공익신고자 자격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처벌 대상이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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