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돈의 중국 마케팅 (105) 줄임말로 읽는 중국 <2>

조선비즈
  • 오강돈
    입력 2020.09.15 10:00

    ‘보팔(保八)’·‘보칠(保七)’·‘보육(保六)’… 경제성장률 마지노선 의미
    中 정책·사상·정치조직·정부기관 이해하기 위해선 ‘줄임말’ 아는 것이 지름길

    거대한 소비시장 중국을 웬만큼 활용하려면 중국 소비자를 내수시장 분석하듯이 알아야 할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와 시장이 쓰는 ‘말’ 문화는 당연히 시사점이 있다. ‘말'은 사회와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리고 ‘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글로벌 기업들과 본토 기업들은 ‘말’ 문화도 중국 마케팅에 이용한다.

    먼저 글에서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가 사용하는 ‘줄임말’ 즉 축약어를 정의해 보았다. 중국어의 말줄임은 축약(缩略), 축사(缩写), 약어(略语), 간사(简写), 간칭(简称) 등으로 설명되었다. 한편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사람들이 자판(键盘∙건반)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줄임말 사용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입으로 하는 말이나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속도를 디지털 세상에서 반영하기 위하여 말을 축약하고 또 줄인다. 중국어 ‘자판 입력(输入法∙수입법)’ 방식이 영어 철자를 먼저 쓰고 나서 중국어로 변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도 이유중 하나이다.

    이번에는 중국 사람들의 줄임말 사례들을 알아본다.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식 사회주의의 기본용어, 정치조직 관련 어휘, 경제 생활, 문화와 스포츠 분야까지 줄임말을 매우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줄임말을 어느정도 알지 못하면 중국 시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뿌리인 중국 공산당 ‘제1차 전국 대표 대회(大会)’의 줄임말은 ‘일대(一大)’이다. 이것은 1921년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열렸다. ‘중국 공산당’의 줄임말은 ‘중공(中共)’이다. ‘중국 공산당 일대가 열렸던 회의(会议) 터(址∙지)’를 ‘중공 일대 회지(中共一大会址)’라 줄여 부른다. 참고로 석고문(石库门) 양식의 건물이다. 석고문 양식은 서양풍과 상하이풍이 합쳐진 것을 말한다.
    중국말은 한국어와는 다르고 영어와 비슷하게 동사가 앞부분에 나온다. 그래서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적어도 팔퍼센트는 지키는 정책’이라고 하면 ‘보팔(保八)’이라는 한 단어로 줄이게 된다. ‘보(保∙지키다)’가 동사로 앞에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가 연간 십퍼센트를 넘는 초고속 성장을 하다가 2010년대 들어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나온 말이다. 이 선언은 이후 ‘보칠(保七)’, ‘보육(保六)’ 등으로 바뀌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이후 ‘문맹을 없애겠다’고 나온 말이 ‘소맹(扫盲)’이다. 마찬가지로 동사가 앞에 나온다. ‘소(扫∙掃)’가 동사이고 ‘소제(扫除) 문맹’의 줄임말이다. 일본말로 청소를 뜻하는 소제(掃除)와 같은 어휘이다. 중국식 계획경제 체제에서 노동자가 생산현장 일터의 소속이었다가 일정기간 동안 교육등을 받기위해 생산 현장을 이탈하는 것은 ‘탈산(脱产)’이라고 했다. ‘탈(脱)’이 동사이고 ‘탈리(脱离) 생산’의 줄임말이다.

    중국말에서 명사들을 결합하여 줄임말을 만드는 사례는 매우 많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나라 이름을 부르는 방법’을 보면 이해가 쉽다. 한국어로 외국 국명을 언급할 때에도 이 방식을 많이 쓴다. ‘미국(메이궈)’은 ‘미리견(美利坚∙메이리졘∙아메리칸) 국'의 줄임말이다. 독일은 중국에서 ‘덕국(德国∙더궈)’인데 ‘덕의지(德意志∙더이즈∙도이치) 국'의 줄임말이다. 프랑스는 중국에서 ‘법국(法国∙파궈)’인데 ‘법란서(法兰西∙파란시∙프랑스) 국'의 줄임말이다. ‘영국(잉궈)’는 ‘영격란(英格兰∙잉거란∙잉글랜드) 국’의 줄임말이다.

    러시아는 중국에서 ‘아국(俄国∙어궈)’인데 ‘아라사(俄罗斯∙어뤄스∙러시아) 국'의 줄임말이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서 ‘맹국(孟国∙멍궈)’인데 ‘맹가랍(孟加拉∙멍쟈라∙벵골∙방글라) 국'의 줄임말이다. ‘태국(泰国∙타이궈)’은 ‘타일랜드'를 이름이다. 나라 이름 몇개를 연달아서 얘기할 때는 한글자씩 따서 쓴다. 예를 들어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삼국을 중국은 대개 ‘중일한(中日韩)’ 순서로 적는다.

    나라 이름 몇개를 연달아서 얘기할 때는 한글자씩 따서 쓴다. 중국은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삼국을 대개 ‘중일한(中日韩)’ 순서로 적는다.
    중국을 잘 이해하기 위해 ‘줄임말’을 아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택동 사상 개론’은 ‘모개’이다. ‘등소평 이론’은 ‘등론’이다. ‘토지 개혁’은 ‘토개’이다. ‘소 자산계급(프티 부르주아)’은 ‘소자’이다. ‘문화 대혁명’은 ‘문혁’이 된다. 산아제한을 뜻하는 ‘계획 생육’은 ‘계생’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뿌리인 중국 공산당 ‘제1차 전국 대표 대회(大会)’의 줄임말은 ‘일대(一大)’이다. 이것은 1921년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열렸다. ‘중국 공산당’의 줄임말은 ‘중공(中共)’이다. ‘중국 공산당 일대가 열렸던 회의(会议) 터(址∙지)’는 ‘중공 일대 회지(中共一大会址)’라 줄여 부른다. 참고로 석고문(石库门) 양식의 건물이다. 석고문 양식은 서양풍과 상하이풍이 합쳐진 것을 말한다. 근처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리가 있다.

    이렇게 일대(一大), 이대, 삼대 등등으로 이어지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하는 중앙 위원회’가 바로 우리도 익히 들어온 ‘당중앙’이다. ‘당중앙이 모여서 전체 회의를 하는 것’을 ‘중전회(中全会)’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해당 임기의 ‘세번째 중전회’이면 ‘삼중전회’라고 말한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 인민 대표 대회’는 ‘인대(人大)’이다. ‘사회주의 정신 문명 건설 판공실’이라는 긴 이름의 조직 줄임말은 ‘사정판(社精办)’이라고 하기도 하고 ‘문명판(文明办)’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여행 그룹 주식회사’는 ‘중여(中旅)’이고 그 산하의 ‘중국 면세품 그룹 주식회사’는 ‘중면(中免)’이다. 위 그림의 ‘중면 상성(中免商城)’은 ‘중면의 온라인 쇼핑몰(网上商城∙망상 상성)’이다.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 산하 조직을 말할 때 대개 줄임말로 부른다. 예를 들어 ‘공업과 신식화(信息化∙정보화)부’를 ‘공신부(工信部)’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외교부 장관인 외교부장은 그냥 ‘외장(外长)’으로 통칭한다. 외국 기업인들이 자주 듣게 되는 조직 이름 ‘발개위(发改委)’는 ‘국가 발전과 개혁 위원회’의 줄임말이다.

    다른 기관과 국영기업들도 줄임말로 불리운다.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 은행’은 ‘앙행(央行)’이다. 국영 방송국인 ‘중국 중앙 전시대(电视台)’는 ‘앙시(央视)’이다. ‘중국 철로 공정 그룹 주식회사’는 ‘중철(中铁)’이다. ‘중국 석유 천연가스 그룹 주식회사’는 ‘중석유(中石油)’이다. ‘중국 석유 화공 그룹 주식회사’는 ‘중석화(中石化)’이다. ‘중국 동방 항공 그룹 주식회사’는 ‘동항(东航)’이다. ‘중국 여행 그룹 주식회사’는 ‘중여(中旅)’이고 그 산하의 ‘중국 국제여행사 주식회사’는 ‘국여(国旅)’, 그리고 ‘중국 면세품 그룹 주식회사’는 ‘중면(中免)’이다.


    ◆ 필자 오강돈은...

    《중국시장과 소비자》(쌤앤파커스, 2013) 저자. (주)제일기획에 입사하여 하이트맥주∙GM∙CJ의 국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디자인기업∙IT투자기업 경영을 거쳐 제일기획에 재입사하여 삼성휴대폰 글로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 등을 집행했고, 상하이∙키예프 법인장을 지냈다. 화장품기업의 중국 생산 거점을 만들고 사업을 총괄했다. 한중마케팅(주)를 창립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졸업, 노스웨스턴대 연수, 상하이외대 매체전파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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