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추미애 "소설을 쓰시네" 그래서 소설을 써봤다

입력 2020.09.12 04:00

"소설을 쓰시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말처럼 짧은 3류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어느 한 개천에 용이 지배하는 왕국이 있었다. 왕 아래 신하로는 용꿈을 꾸는 잉어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고 가재, 붕어, 개구리들이 백성으로 사는 철저한 계급 사회다.

공사가 다망한 한 잉어가 있었는데, 왕의 신임을 크게 받고 있었다. 개혁이란 미명하에 반대세력을 적폐로 몰아서 내쳤다. 왕은 크게 기뻐했고, 잉어는 승승장구했다.

잉어에게는 군대 간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은 어느 여름날 갑자기 병가를 내고 집에 왔다. 아들은 복귀날이 다가왔지만, 수술한 부위가 계속 아프다고 했다. 결국 아들은 연이어 2차 병가를 냈다.

매일 반대 세력과 싸우느라 바쁜 잉어는 아들의 부대 복귀날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 군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잉어는 부대 미복귀가 탈영이라는 중범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복귀 날짜는 지났고, 아들은 부대 당직병의 연락을 받았다.

아들이 말했다.
"엄마 나 복귀 안 하면 탈영이야."

잉어는 그제서야 깜짝 놀라 보좌진을 통해 부대에 연락했다. 아들의 부대 미복귀는 없던 일이 됐다. 아들은 안도했고, 잉어도 아들에게 오랜만에 엄마 노릇했다고 내심 뿌듯해했다. 아들은 이후 나흘간 개인 휴가(3차 휴가)를 쓴 뒤 부대로 복귀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릴 줄 알았는데, 잉어 아들 소문을 듣게된 개천내 가재, 붕어, 개구리들의 민심이 크게 들끓기 시작했다.

소설은 이쯤에서 끊고 현실로 돌아와 보자.

현실은 더 소설 같다. 추 장관은 아들의 휴가 연장을 위해 보좌진이 부대에 연락한 것을 몰랐다고 한다. 여권에서는 추 장관 아들이 보좌진에게 직접 연락했다고 주장한다. 아들의 부대 미복귀 사실을 엄마가 몰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들의 지휘관은 입장문을 내고 부대 배치와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에서도 청탁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 장관은 휴가 연장에 관여한바 없다며 이런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정황이 한방향을 가리킨다면 이는 사실인 경우가 많다. 한방향을 가리킨 정황들은 개인의 사정이 덧붙여져 대부분 사실이 된다.

현재 추 장관은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야당은 추 장관에게 장관직 사퇴를 주장하고, 여당 내에서도 점차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권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가뜩이나 낮은 20대 청년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청년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이슈, 그리고 추 장관 아들의 황제 복무 의혹까지 20대 청년들의 염장지르는 사건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자 "이번 정권에서 20대는 거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 장관은 사임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하자,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추 장관은 아직도 현실과 괴리된 소설 속에 살고 있는 듯하다.

앞서 쓴 소설은 이렇게 끝맺으려고 한다.

분노한 개천의 가재, 붕어, 개구리들은 왕에게 잉어의 행동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는 상소문을 올렸다. "아들아 더는 안되겠다. 우리 이제 잘못했다고 하자."

"소설을 쓰시네"라는 추 장관의 말이 소설이 되고 있다. 추 장관의 소설은 어떤식으로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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