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소액단기보험法 ... '미니보험' 시대 열린다

조선비즈
  • 이상빈 기자
    입력 2020.09.12 06:00

    금융위, ‘미니보험사’ 법안 정기 국회 통과 목표
    소액단기특화보험사 자본금 50억→3억으로 완화

    금융당국이 소액단기보험 도입의 근거를 마련하는 보험업법 통과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선 법안이 통과되면 더 값싸고 다양한 ‘미니보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소액단기특화보험사 신설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중점법안으로 선정하고 추석 이후에 열리는 정기 국회 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8일 있었던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보험상품을 만드는 소액단기특화보험사 신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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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국회 정무위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 자본금을 5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소액단기보험 전문보험사의 경우 자본금을 3억원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다.

    통상 ‘미니보험’으로 불리는 소액단기보험은 일반보험보다 간략한 상품 내용과 저렴한 보험료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기존 보험상품은 어렵고 긴 약관으로 보험설계사의 설명이 없으면 소비자 스스로 약관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설계사 수수료까지 포함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했다.

    미니보험은 주로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을 상대적으로 꺼려하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월 250원에 남성 주요 5대 암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미래에셋생명의 미니암보험이나, 캐롯손해보험의 990원짜리 운전자보험·레저상해보험 등이 그 사례다. 하지만 큰 보험을 주로 다루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이런 보험은 ‘푼돈’에 불과해 만들려고 하는 유인이 크지 않았다.

    미니보험을 설립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금이 낮아지면, 더 많은 미니보험사가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존 보험사들은 만들지 못했던 다양한 종류의 보험들이 시장에 나와 소비자를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수 의원실 관계자는 "소액보험은 수요가 작지만 꼭 필요한 보험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혀왔다"며 "법안이 통과돼 소액단기보험 특화보험사가 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미니보험사가 늘면 지역별 맞춤 보험이나 풍수해 보험, 여행자 보험, 반려동물 보험 등 특화보험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미니보험이 잘 돼 있는데, 이들은 일반 보험사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개별 상품별로 특정분야를 특화할 수 있고, 인수한 위험은 보유하지 않고 재보험을 통해 분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IT 플랫폼사나 인슈어테크사의 시장 참여가 더욱 활발해지고, 사람들이 모이면 보험으로 연결되는 크라우드보험도 활성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크라우드보험사 ‘인바이유’는 목표 인원을 정해놓고 그 인원이 모이면 보험을 만드는데, 장애인 운전자 보험이나 도로 위 강력범죄 위험까지 보장하는 운전자 보험, 지하철·기차·소방차 등 특장차 운전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운전자 보험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액단기보험은 가격경쟁력이 핵심이기에 일반 보험사보단 제반비용이 적은 디지털 보험사나 대형 보험사들이 자회사를 만들어 활용하려 들 것"이라며 "미니보험사들이 늘어나면 경쟁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수 있으니 보험소비자 입장에선 좋지만 영세한 업체가 난립하지 않도록 건전성 규제도 놓치면 안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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