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뒤 재산 수억씩 늘었는데 "몰랐다, 실수"…머쓱해진 여야 의원님들

조선비즈
  • 양범수 기자
    입력 2020.09.11 06:30 | 수정 2020.09.11 13:08

    민주당 김홍걸 10억↑·홍기원 5억↑·정태호4억↑
    국민의힘 김웅 3억↑· 유경준 2억↑
    시민단체, 민주당 의원들 상대로 고발장 제출

    국민의힘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이 10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총선 전후 재산 신고액 변동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 당한 것과 관련해 "선관위는 야당 의원 고발 및 조사 정보 유출 행위에 대해 즉시 해명하라"고 했다. 행안위 간사인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 등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지난 2일 페이스북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조 의원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관위에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며 "이는 선관위가 여당 의원에게 야당 의원에 대한 고발 여부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민주당 임오경 의원/연합뉴스
    국회의원들은 후보자 시절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등록한다. 당선 이후에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다시 재산신고를 하는데, 여야가 이 두 신고액 사이의 차이를 두고 연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출발은 조수진 의원이 총선 당시 재산신고에서 11억원을 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보도자료였다.

    그러자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 이광재, 이상직, 윤미향, 김홍걸 의원 등을 거론하며 "여당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도 재산신고에 석연치 않은 변동이 있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페이스북에 같은 내용으로 여당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들은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의 기준은 선거공보물"이라며 지역구 의원들의 재산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국회의원의 재산 등록사항을 총선 선거 공보물과 공직자윤리위 신고와 비교한 결과 신고액 차이가 있는 의원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다수 나타났다.

    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총선 이후 재산이 10억원 가량 늘었다. 김 의원은 총선 전 58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번 공직자윤리위 재산신고에서는 약 68억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김 의원의 배우자 예금이 1억 1000만원이 11억7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김 의원의 배우자가 2016년에 샀다가 올해 2월에 판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분양권 대금이 최근 신고 내역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분양권은 지난 총선 때 재산신고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당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강남구 일원동과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등 3채만 신고했다. 김 의원 측은 연합뉴스에 "의원 본인이 재산 관리를 직접 하지 않아 분양권 존재 자체를 몰랐고, 분양권이 신고 대상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은 총선 당시 6억 6333만원의 재산이 있다고 기재했는데 이번에 공직자 윤리위에 신고한 재산은 14억 5585만원이었다. 7억 9251만원 가량이 늘어났다. 임 의원은 총선 당시에는 직계존속의 재산 상황을 고지 거부했지만 국회에는 포함해 신고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총선 선거 공보물 재산상황에 24억 3681만원을 기재했는데 공직자윤리위원회에는 그보다 4억 2331만원 가량이 많은 28억 6012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아파트 매입·매도 차액과 보유한 토지 가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민주당 홍기원, 정태호, 박성준 의원도 각각 5억 3122만원, 4억 3463만원, 4억 1971만원 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총선 당시 13억 919만원을 신고했는데, 이번에는 6억 2471만원 늘어난 19억 3390만원을 신고했다. 박 의원측은 직계존속의 재산을 포함시킨 것이 재산이 늘어난 이유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배준영, 김웅, 유경준 의원 등도 총선 전과 비교해 각각 5억 9062만원, 3억 9490만원, 2억 6910만원 가량 많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인 국민의힘 박완수 간사, 김형동 의원 등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선관위의 야당 의원 고발 및 조사 정보 유출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국회의원 재산이 늘어났다고 무작정 비판할 일은 아니다. 재산 변동의 사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기준 또는 제도 변경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288억원↑) 민주당 이상직 의원(172억↑)의 경우에는 총선 전 보유한 비상장 주식의 신고기준이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바뀌면서 생긴 것이다.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 서울 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으로 인해 재산이 늘어나게 표시됐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선관위 기준과 공직자 윤리법 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경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모 등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 거부의 경우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고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직계존비속은 고지 거부를 신청해서 재산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다른 형제자매가 부양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독립 생계의 월 소득 기준이 2인 가구일 경우 도시지역은 179만 5000원. 농촌 지역은 125만 7000원 소득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예금 같은 현금성 재산을 누락한 경우다. 이 경우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재산 누락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공직선거법 250조는 후보자와 후보자의 배우자 등의 재산을 허위로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선거법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정국교 전 의원이 재산 등록을 하면서 차명주식과 매매내역을 신고하지 않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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