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LG, 美 제재 화웨이에 스마트폰 패널 공급 중단 가닥… "하반기 패널시장 요동"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20.09.09 10:17 | 수정 2020.09.09 10:20

    대체 불가능 디스플레이 구동칩, 美 기술 기반 ARM 설계 토대로 만들어져
    구동칩 없이 패널 공급해봤자 화웨이가 스마트폰 못 만든다는 판단 작용한 듯
    화웨이, 현지패널 대거 테스트하고 드라이버IC 자급 준비로 대응 서둘러
    화웨이 등에 올라타 OLED 독주 삼성 넘보던 中 패널업체 BOE도 위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화웨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중단하기로 기본방침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부터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가 발효되면서 미국 기술이 적용된 부품은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화웨이에 팔 수 있다. 당초 이 제재는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집중될 것으로 추정됐지만,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패널업체에서도 고심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3~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가전전시회 ‘IFA 2020’ 화웨이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IFA 홈페이지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15일부터 화웨이에 패널 공급을 안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력 고객사인 미국 애플 대비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굳이 사전승인 신청까지 해가며 공급처로 이름을 올려 미국 측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화웨이와 비즈니스를 이어갔다가 정작 핵심 고객사인 애플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하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재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의 설계도에 따라 대부분 만들어지는 드라이버IC나 터치IC, PMIC(전력관리칩) 등 칩이 화웨이로 가기 어렵게 된다"며 "패널만 화웨이에 공급한다해도 스마트폰이 완성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술기반의 ARM 설계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 칩들은 현재 대체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디지타임스 등 외신은 화웨이가 신규 사업부를 만들고 자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드라이버IC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했으나, 단시간내 구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제재 효력이 임박한 화웨이 역시 중국 정부의 자국산 부품 확대 지침에 따라 메인 공급사로 현지 최대 패널업체인 BOE 패널을 채택하는 데 이어 비전옥스, 티엔마, CSOT(차이나스타) 등의 패널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의 경우 삼성, LG를 대신할 대체선들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패널을 화웨이에 납품할지 여부는 반도체 수급과 각국 정부·고객사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로, 15일 제재 효력 발생 이후에도 계속 사전승인 신청 분위기 등을 예의주시해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건 삼성, LG보다도 BOE다. 스마트폰 OLED 시장은 삼성이 독주하고, LG와 BOE가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집계한 올해 2분기(4~6월) 기준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2.7%로 1위를(출하량 기준), BOE가 11.9%로 2위, LG디스플레이가 4.0%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제재를 앞두고 화웨이가 BOE 패널을 대량 구매한 것이 작용했는데, 3분기에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어 LG와 BOE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상황이다.

    BOE는 화웨이 물량을 빼면 LG전자(066570)(연간 최대 400만대 납품) 정도밖에 납품처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플, 삼성전자(005930)스마트폰에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마저도 앞으로는 화웨이를 버려야 가능할 선택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 하는 것 자체가 미국 당국에 제재의 빌미를 줄 수 있고, 이는 미국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애플과 삼성과의 거래를 더 힘들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애플·화웨이에 집중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화웨이 물량을 빼더라도 2000만대 정도는 출하할 수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글로벌 3대 패널업체마저도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 기조는 대선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게 현지 정치권 분위기여서 패널시장도 하반기부터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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