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 추가제재에 화웨이 반도체 납품 중단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20.09.08 18:58 | 수정 2020.09.08 19:19

    美 상무부 화웨이 추가제재안 15일 발효
    당초엔 메모리 포함 여부 불명확… "모든 반도체 제재 대상으로 결론"
    반도체 구매 세계 3위 큰손 화웨이 구매 중단 반도체 업계 실적 타격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 상무부 제재안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다. 메모리는 물론 5세대(G)·모바일AP 등 시스템 반도체까지 공급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오는 14일을 마지막으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멈출 예정이다.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한 미 상무부 규제안에 발맞춘 조치다.

    미 상무부는 미국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사실상 차단하는 제재안을 오는 15일 발효한다. /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5월 미 상무부는 미국 장비를 쓴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고 발효시기를 9월 15일로 적시했다. 이에 대만 TSMC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월 이후 화웨이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며 "9월 15일 이후 화웨이에 반도체 납품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미 상무부는 지난달 17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세계 21개국 화웨이 계열사 38곳에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미국 ‘장비’에 이어 소프트웨어와 특허 등 미국 ‘기술’을 쓴 반도체 납품을 막아선 것이다. 미국 기술을 쓰지 않은 초미세공정 반도체 제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8월 미 상무부 발표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대응 방안을 고심해왔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발표 직후엔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아 혼란이 있었다"며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반도체 납품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오는 15일 이후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선 미 상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화웨이 죽이기’를 선언한 만큼, 국내 기업들은 승인 요청을 보내기를 꺼려하고 있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대신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택한 셈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208억달러(약 24조7000억원)의 반도체를 구매한 ‘큰손’이다. 이는 애플(361억달러), 삼성전자(334억달러)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와 활발히 거래해왔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와 SK하이닉스 매출 중 화웨이 비중은 각각 6%, 15%선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가 중단되면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메모리 가격 전망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발발 후 반도체 재고를 쌓아왔다. 현재 화웨이는 2년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화웨이가 선(先)구매로 상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본다.

    9월 중순 이후 화웨이 반도체 구매가 사라진다면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더욱 깊어질 수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간 거래가격)은 올해 최고치인 6월말보다 5.44% 내린 3.13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는 올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꾸준히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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