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틱톡이 쏘아 올린 G2의 디지털 플랫폼 주도권 경쟁

조선비즈
  •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입력 2020.09.04 11:00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하다. 대외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경제기관들은 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은 뜨겁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기술 기업들의 약진이 놀랍다.

    코로나19로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의 경쟁력이 재평가되며,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로 대표되는 미국 기술 기업의 시가총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틱톡 매각과 위챗 금지 행정명령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 중 하나는 미래 산업의 중추가 될 디지털 플랫폼을 두고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힘 싸움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대부분은 이미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는 미국 본토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틱톡을 미리 차단하며,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미국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해외에선 플랫폼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플랫폼 규제 논의가 활발하다. 미국, 중국 플랫폼이 아닌 빅테크라 명명된 ‘국내 플랫폼 기업’들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정부도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자국 플랫폼을 보유한 나라는 거의 없다. 일부 국가에서 이커머스나 모빌리티 기업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핵심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검색, 이커머스, 메신저 서비스를 자국 기업이 제공하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미국, 중국, 한국 뿐이다. 자국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규제 논의이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사회제도에 편입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두고, 독점이라는 굴레를 씌워 규제하려는 최근의 분위기는 경영학자로서 매우 아쉽다. 기업의 성장은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 속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고,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지배력은 기업의 경쟁력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제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한 국가와 아닌 국가 간의 경쟁력 격차가 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술 기업의 시가총액이 유럽 전체 주식 시장을 추월했다고 한다. 플랫폼 산업을 갖추지 못한 유럽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는 지점이다. 미중 양대 강국이 플랫폼을 두고 패권 싸움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주목받는 플랫폼 기업들이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살펴보지 않고, 무턱대고 규제에 나서고 있는 국내 현실에 걱정이 앞선다. 그들의 영향력은 정부나 경쟁사들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의 선택과 만족의 힘이다. 그리고 플랫폼 경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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