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 간호사 응원글은 기획비서관 작성"
하태경 "칭찬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쓰고"
홍준표 "그 비서관은 상왕쯤 되나"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응원' 페이스북 메시지를 두고 '의사와 간호사의 편 가르기'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가 3일 해당 글은 기획비서관실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참 구차하다. 칭찬 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 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인가"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쓰신다고 밝힌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의사와 간호사 이간질 하는 문 대통령의 SNS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이번엔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며 그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고 했다.
하 의원은 "한 마디로 문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비서진이 잘못했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니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 대통령 본인이 지는 것이다. 비서진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어 "청와대 관계자도 인정했듯이 이번 문 대통령의 SNS 글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절망감과 상처를 남겼다"면서 "또 해법을 모색해 가던 의사파업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비서진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매듭을 풀어라"라고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문 대통령이) 페북 글을 직접 쓰신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는 비서관이 의사, 간호사 갈라치기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은 참 좋으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페이스북에 허락없이 마음대로 글을 올리는 비서관은 대통령을 조종하는 상왕쯤 되나"라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2018년 청와대 재직 당시 문 대통령의 SNS 활동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지면 관리자가 업로드를 시킨다"며 "업로드의 역할만 관리자가 할 뿐이지 글을 그분들이 다 쓰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2일) 오후 페이스북 등에 간호사들을 향해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냐"라며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적었다.
이 글은 간호사를 격려하면서도 파업 중인 의사를 비판하며, 의료진인 의사와 간호사를 분열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코로나 선별 진료에 참여한 인원도 의사가 간호사보다 많았다는 사실도 확인돼 '진의여부'가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 이라며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했다.
하지만 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메시지에 '편가르기'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헌신에 대해 고마워하고 고마움을 문자 그대로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며 "(편가르기라고) 볼 수도 있구나 놀랐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문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는 말이냐"라며 "(편가르기 논란은) 시비를 위한 시비이고, 트집을 잡기 위한 트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