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강해져 충격 덜할 것" vs "증시 버블 붕괴시 위험"

입력 2020.09.08 06:10

[이코노미조선]
낙관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당장 더블딥 없다!
<Interview>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V 자 반등 기회 있어"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컨설턴트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세계 경제에 ‘최악의 2분기’를 가져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올해 각각 -9.5%와 -11.7%의 2분기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방역에 성공한 한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3.3%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방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하며 한국 경제는 흥망의 갈림길에 몰렸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괴멸적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였던 상반기와 달리 코로나19에 충분히 적응한 하반기에는 재확산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덜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김 교수는 "3분기까지는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여전히 ‘V 자 반등’할 기회가 남아있다"면서도 "경제회복기에 진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더블딥(경기 반짝 반등 후 다시 침체)’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앞으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나.
"상반기의 경험으로 지금은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등 비대면 경제활동에 대한 기틀이 잡힌 상태다. 또 방역당국 입장에서 보면 안 좋을 수 있겠지만, 팬데믹 정국이 너무 오래 지속되며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무뎌졌다. 무작정 코로나19 공포에 휩쓸려 사회 전체가 ‘올스톱’ 됐던 상반기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하반기 경제활동은 재확산 정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V 자 반등’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한가.
"재확산 전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가 3분기에 ‘V 자 반등’할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당장 3분기에 반등은 어렵다. 하지만 V 자 반등의 시점이 뒤로 미뤄졌을 뿐, 아직 경제회복의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본다. 다만 팬데믹이 오래 지속될수록 회복의 기울기도 작아지게 된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예 기울기가 0이 되는, ‘L 자 침체’다."

시기가 늦어졌을 뿐 경기 회복이 예정됐다면 안심해도 되나.
"아니다. 사실 가장 위험한 시기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진정되고 V 자 반등이 시작되는 시점, 그러니까 경제가 정상화하는 시점이다. 지금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경기부양책을 통해 기업과 시장에 신용(돈)을 많이 공급한 상태다. 넘치는 신용이 계속 손실을 누적하는 기업과 자영업자의 파산을 막아주고 있다. 신용이 다시 원래대로 줄어들 때 부실기업이 유동성 위기로 대거 도산할 가능성이 크고, 그 시기에 3차 재확산이라도 겹친다면, 그때는 정말 ‘더블딥’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경제를 인위적으로 높은 곳에 올려놓으면 나중에 추락 폭도 크다. 무리한 경기부양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년과 내후년에 연이어 선거가 있는 만큼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참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업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자본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투자 부문에서는 전통 제조업 분야는 자제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신(新)산업이나 코로나19 수혜 업종 등 분야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진행해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


비관론 코로나19 재확산에 더블딥 우려!
<Interview>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증시 버블 붕괴하면 수많은 기업 파산할 것"

김영익. 전남대 경제학과, 서강대 경제대학원 석·박사, 전 대신증권·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에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4분기에 다시 하락하며 또 다른 저점을 형성하는, W 자형 침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8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한국 경제를 ‘더블딥(경기 반짝 반등 후 다시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분기 경기 반등 시나리오가 무너지며 주식 시장의 거품이 터지고, 수많은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출간한 저서 ‘위험한 미래’에서 2020년 경제위기를 언급한 김 교수는 한국의 닥터 둠(Dr. Doom·비관적인 관점에서 예측하는 경제 전문가)으로 불린다.

더블딥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한국보다 한 달쯤 먼저 코로나19 재확산 타격을 입은 미국 경제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7월까지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의 소비자 심리 지수와 무역·제조업 지수 등은 8월에 전문가 예상을 훨씬 하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은 9월 지표에 반영될 텐데, 분명히 충격이 클 것이다."

더블딥은 경제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나.
"주식 시장과 실물 경제의 지나치게 벌어진 간극이 일순간에 좁혀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전 세계 정부가 유동성을 넘치도록 공급하면서, 증시 거품이 굉장히 부풀어 오른 상태다. 그나마 거품을 지탱하던 것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었는데, 더블딥은 그 기대감을 무너뜨린다. 그렇게 간극이 좁혀지는 과정을 ‘증시 폭락’이라고 부른다."

‘실물 경제가 나쁘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올해 들어 파산한 기업 가치 10억달러(1조1800억원) 이상의 미국 기업 숫자가 2002년 IT버블이 붕괴됐을 때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많다. 여기에 넘치는 유동성 덕분에 숨만 붙어 있는 ‘좀비 기업’도 산재한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선진국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8%로 제2차 세계대전 직전보다 높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도 한계가 있다. 지난 3월처럼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이제는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더블딥으로 인한 증시 폭락은 언제부터 어떻게 나타날까.
"더블딥은 이미 시작됐다. 당장 9월부터 미국 증시는 ‘조정’되기 시작할 거다. 결과적으로 2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한국 경제는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 증시에도 상당한 거품이 껴 있는 만큼 동반 하락의 폭이 클 것이다."

실물 경제가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하락 폭이 줄어들지 않겠나. 한국의 실물 경제 전망은 어떤가.
"상반기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도 둔화되는 것이 치명적이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이른다.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11% 감소했는데, 반도체는 1% 감소에 그쳤다. 반도체 덕분에 수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보정된 상태였는데, 그 지지대가 사라지는 거다."

더블딥이 다가온다면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상적으로 얘기하면 파산할 기업은 파산하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고용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정부에 기대하지 않는다. 결국엔 시장 논리에 따라 줄도산이 일어날 것이고, 초래될 경제 위기의 규모는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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