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식 교수팀, 도미노 원리로 1nm 굵기 탐침 세계 첫 제작
"초고민감도 바이오센서 구현… 반도체 공정 정밀도 높일 것"

노준석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실린 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의 표지사진 일부. 1nm 곡률을 가진 탐침 시스템(삼각형)으로 에너지를 고밀도로 모을 수 있다는 것과 이 시스템을 만드는 공정기술의 핵심원리인 도미노 현상을 표현했다.

국내 연구진이 원자 지름 굵기의 탐침을 가진 나노 안테나를 개발했다. 수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대상을 관측·검출하고 반도체 공정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이 원자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안테나와 이를 위한 나노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에 이날 표지논문으로 게재됐고, ‘마이크로시스템즈 앤드 나노엔지니어링(Microsytems and Nanoengineering)’에도 오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크기가 10nm도 안 되는 원자는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 에너지를 고밀도로 모을 수 있는 뾰족한 탐침을 가진 안테나를 만든다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원자 내 전자와 이온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왜곡 현상으로 10nm보다 얇은 탐침이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탐침은 자신의 굵기보다 작은 대상은 관측할 수 없다.

도미노(왼쪽)처럼 나노 구조체를 쓰러뜨릴 때 1nm 크기의 빈틈이 생기는 원리를 나타낸 그림(오른쪽).

연구팀은 ‘연속 도미노 리소그래피’라는 기술로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매우 작은 구조체들을 도미노처럼 정렬해 쓰러뜨리면, 구조체들이 비스듬하게 겹치면서 1nm 수준의 빈 공간이 생긴다. 이 빈 공간에 물질(현상액)을 담아 1nm 굵기의 탐침을 만들 수 있다.

탐침이 뾰족한 만큼 태양 표면보다 100만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원자나 작은 분자를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초고민감도 바이오센서를 실험적으로 구현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그간 관찰이 힘들었던 양자 세계 연구나 반도체 정밀 공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노 교수는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산업에서 나노미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나노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