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다시 썼다. 일반 청약 증거금이 58조원 넘게 몰렸고 각 증권사별 공모주 경쟁률도 최대 1500대 1을 돌파했다. 9600만원으로 8000주를 청약한 경우 5주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 마감결과 주관사 2개사(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와 인수회사 1개사(KB증권)에 접수된 청약 증거금은 58조5543억원(청약주식수 48억7952만4920주)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일 상장된 SK바이오팜이 세운 최대 증거금 기록(30조9899억원)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경쟁률은 1524.85대 1로 마감됐다. 이는 SK바이오팜의 청약 경쟁률(323대 1)을 크게 넘어선 수치지만 지난달 27~28일 공모를 실시한 코스닥 상장기업 이루다의 경쟁률(3039.56대 1)에는 못미친다.

증권사별로 청약 증거금과 경쟁률을 보면 한국투자증권에 증거금 32조6627억616만원이 몰렸고 경쟁률은 1546.53으로 마감됐다. 증거금과 경쟁률 모두 1위다. 삼성증권(016360)에는 증거금 22조9694억208만원이 모였고 경쟁률은 1495.40을 기록했다. 또 KB증권은 2조9221억9080만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증거금은 삼성증권에 비해 적었지만 경쟁률은 1521.97대 1로 높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3월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완전히 죽었지만 SK바이오팜 청약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유통시장보다 신규 발행시장이 더 매력적이라는 인식이 생긴 게 카카오게임즈 흥행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라는 기업 자체의 매력도 흥행요인"이라며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비대면 문화가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그것과 부합하는 회사가 상장하다 보니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 현상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본시장의 IPO로 돈이 쏠리는데 기업의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조금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재산을 형성해 갈 수 있는 제도와 다양한 금융상품이 만들어지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