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구글 앱수수료 30%, 정말 플랫폼 ‘갑질’일까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9.02 07:51 | 수정 2020.09.04 18:22

    구글 자체 결제 시스템 의무화 확대로 촉발된 앱 수수료 논란
    정책 바꾼 이유부터 범위, 대상, 파급 효과 등 갖가지 의혹 무성
    국내외 앱 개발사·개발자 인터뷰 통해 들어본 ‘사실’과 ‘거짓’

    최근 구글의 앱 수수료 확대 방침과 관련해 국내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며 논란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부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기업 단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의 정책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아닌지 살펴봐 달라며 신고 또는 진정을 최근 접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앱 수수료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 소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앱 수수료 논란은 지난 7월 초 구글이 기존에 게임 앱에 한해서만 의무화하던 내부 결제 시스템(인앱 결제)을 음원, 동영상,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앱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인앱 결제에서는 결제 대금의 30%를 구글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7000원은 게임 업체가 갖고, 3000원은 구글에 가는 식이다.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등 그동안 게임 외 콘텐츠 앱들은 국내에서 인앱 결제가 아닌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춘 덕분에 유료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대금의 30%를 구글에 따로 줄 필요가 없었다.

    다만 구글이 인앱 결제 의무를 확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책 변경으로 영향을 받는 기업은 어떤 곳인지, 수수료 30%를 매기는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각종 의혹만 제기되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유명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처리 시스템을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애플과 구글 앱마켓에서 강제 퇴출당하자 결제 수수료 논란은 더 불거졌다. 이에 조선비즈에서 국내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논란별로 사실관계와 찬반 입장을 정리해봤다.

    그래픽=김란희
    Q. 구글이 결제방식을 한정하는 것인가.
    정확히는 결제 시스템을 제한한다고 보는 게 맞다. 인앱 결제에서도 신용카드, 체크카드, 통신사 결제, 카카오페이, 문화상품권 등 각종 결제 방식이 이용 가능하다. 결제 방식, 즉 결제 수단과 결제 시스템은 다르다. 결제 시스템이란 송금, 중개, 환불뿐만 아니라 보안까지 결제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배달의민족이나 네이버쇼핑 등에서 각종 결제수단의 이용이 가능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배민이나 네이버에 문의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결제 시스템 제한은 구글플레이라는 앱 마켓에서 제공하는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의무화한다는 뜻이다.

    Q.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영향받는 곳은?
    인앱 결제는 기존 적용 대상이었던 게임 앱에서 음원, 동영상, 웹툰 등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된다. 다만 유료 디지털 재화에 한정된다. 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실물 재화를 판매하는 앱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전 세계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경우 인앱 결제를 쓰지 않아도 구글의 정책 위반이 아니다. 예컨대 넷플릭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전 세계 동일하게 모든 이용자들이 (인앱 결제 없이) 자체 사이트를 통해 결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며 "구글의 정책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구글은 온전히 별도 구축한 판매경로만 통한다면 이용자가 앱 마켓 밖에서 구입해도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 앱 중에서 인앱 결제를 통해 수수료를 내는 앱 비중은 얼마나 될까. 구글과 함께 양대 앱 마켓인 애플의 ‘앱스토어’의 경우 전체 앱 중 84%가 수수료 없이 무료로 운영된다. 과거 애플보다 무료 앱이 많았던 구글플레이 특성상 애플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3년 11월 기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의 무료 앱 비중은 각각 98%, 92%였다. 같은 시기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대상인 앱 비중은 1%였다.

    구글은 또 앱 호환과 관련해 애플과 일부 차이를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 등 iOS 운영체제(OS)에서 사용하는 모든 앱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공급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원스토어(국산 앱마켓)라든지 외부 설치파일(APK) 등 구글플레이 바깥에서 들여도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은 자기가 운영하는 마켓에 들어와 장사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구글은 선택권을 주고 있는 것이다.

    Q. 국내 기업 역차별?
    넷플릭스는 인앱 결제를 안 쓰기 때문에 국내 업체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선 인앱 결제를 쓰고 국내에서만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한 중소 앱 개발사 대표는 "애당초 우리 같은 작은 업체들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글 빌링 시스템(인앱 결제)’을 쓰고 있다"며 "결제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구글 인앱 결제로 편의를 누렸으면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해외서 잘 써놓고 국내에서 거부하는 건 무임승차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앱 개발사들은 오히려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마련한 지역에서만큼은 강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인앱 결제를 써야만 할 경우에 한해서 그에 따른 비용을 내는 게 맞지 안 써도 되는 걸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논리다. 이들은 "어떤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건지 모든 앱에 대해 공평하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인앱 결제 강제는 서비스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앱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늘려 생태계를 망친다"고 주장한다. 또 구글과 유사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사업자들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 돼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한다.

    Q. 구글은 돈 때문에 인앱 결제를 확대한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결제 시스템 유지·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구글 앱 마켓의 안정성과 사용자 경험을 위해 인앱 결제를 확대하는 측면도 있다. 한 플랫폼 안에서 여러 결제 시스템이 혼용되면 구글에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들은 직접 앱 별로 제공되는 결제시스템을 일일이 파악하고 앱 개발사에 문의해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구글에서 다운받은 앱이기 때문에 구글을 통해 해결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는 구글 결제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글이 개별 앱들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지양하는 것이다.

    구글 앱 플랫폼 구글플레이의 인앱 결제 예시. 인앱 결제를 통하면 결제 대금의 70%는 앱 개발사가 가져가지만 30%는 구글에게 간다./게임 카트라이더 캡처
    Q. 30% 수수료는 어디에?
    IT 업계에 따르면 인앱 결제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절반 가량이 통신사, 신용카드사, PG(전자결제대행)사 등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파트너들에게 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은 금액에서 앱 개발, 시험, 시스템 구축 및 이용, 결제를 비롯해 개발자 지원을 위한 마케팅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전 세계 이용자에 대한 앱 배포 시스템이나 앱 기술 지원, 국가별로 요구되는 결제 관련 준수사항이나 규제에 따른 비용도 포함된다.

    하지만 구글이 보다 구체적으로 30% 수수료를 매기는 이유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수수료가 비싸고 싸고를 떠나 왜 30%를 매기는지에 대해 아무도 이해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여러 앱 개발사들에게 물어봤지만 수수료율의 근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고 했다.

    Q. 인앱 결제 전에는 수수료 부담이 10%?
    지금까지 게임 외 콘텐츠 앱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경우 구글에 수수료 10%만 내면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구글 인앱 결제를 쓰지 않으면 구글 시스템에서 전혀 자금 흐름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구글에서 받는 수수료는 ‘0’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붐비는 버스에서 앞문이 아닌 뒷문으로 들어간 것과 같다"며 "버스 기사가 요금을 내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 구글이 아닌 PG사에 내는 수수료 등 이런 저런 비용을 감안해 10%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 소비자 부담 가중?
    구글 인앱 결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인앱 결제로 비용이 늘어난 앱 업체들은 불가피하게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많은 사업자들이 구글의 30% 수수료를 비싸다고 본다"며 "비싼 수수료는 서비스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 후생이 감소한다"고 했다.

    반면 중구난방식 결제 시스템이 오히려 소비자 편익을 감소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개발자 장모씨는 "결제 시스템이 제각각이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앱 마켓에서 결제한 구매내역을 통일된 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없고 환불과 같은 민원도 따로 처리해야 한다"며 "인앱 결제를 이용하지 않으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위험성을 높인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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