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發 코로나 확산에 또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들… “방역 협조 잘 했는데”

조선비즈
  • 이은영 기자
    입력 2020.08.19 15:17 | 수정 2020.08.19 16:07

    "월 1500만원 적자가 나도 앞으로 회복될 거라는 희망만 있으면 버텨보려 했다. 그러나 이젠 눈 앞이 너무 캄캄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경기 광주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조모(47)씨는 "지금까지 전국 PC방에 확진자가 다녀간 적은 있어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적은 없다"며 "방역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데서 코로나가 퍼지면 일단 PC방부터 잡으니 억울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조씨는 이어 "지난 2월부터 인건비 등 각종 지출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매일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유흥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최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가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다시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진 업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시설로 지정한 12개 시설·업종은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클럽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방, 실내집단운동시설(격렬한 단체운동류),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식당이다. 이날 0시부터는 결혼식장 내 뷔페와 PC방도 고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정부 발표로 수도권에서는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 모든 형태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됐고 종교시설도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다.

    그러자 PC방 업주를 비롯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의 고위험시설 지정은 기준이 모호한 데다, 현장의 목소리는 배제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국장은 "최근 확진자가 폭증한 것은 교회와 카페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음료를 섭취하고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라며 "식당과 카페들은 출입명부를 작성하거나 테이블에 아크릴판을 설치하지 않아도 문제 없이 운영돼 왔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고위험시설 영업정지를 앞둔 지난 18일 오후 한 PC방이 텅 비어있다. /독자제공
    최 국장은 "클럽의 경우 지난 4일부터 겨우 다시 문을 열었는데 영업 2주만에 도로 문을 닫으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위험시설로 분류돼 왔지만, 지난 15일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된 PC방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은 "PC방은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3면이 막힌 구조인데 왜 고위험시설로 지정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 항의 집회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 장관과 서울시·경기도에 PC방의 고위험시설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는 이해하지만,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업주들을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제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유흥·음식업 종사자가 영세업자인데, 이들에게는 코로나도 재난이지만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생활고도 재난"이라며 "정부는 영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보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안모(68)씨는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뉴스를 통해 ‘내일부터 문 닫아라’라는 식으로 통보하는 것은 문제에서 당사자를 배제하는 것"이라며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최소한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느낌은 받지 않게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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