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교회서 12명 신규 확진자 나왔다"
"해당 교회는 15일 광화문 대규모 집회 예고"
文대통령 "정부 방역 노력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민주노총도 15일 대규모 집회…靑, 언급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명을 넘는 등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가 확산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교회의 방역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방역 노력과 국민 안전 및 건강이 일부 교회로 인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강 대변인은 "오늘 발생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85명 가운데 교회 관련자만 46명"이라며 "특히 전광훈 목사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이 교회 관련 검사대상자가 1800여 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하지만 해당 교회는 집단감염에도 불구하고 오는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 교회는 서울시의 행정명령도 무시하고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신도들이 올라올 것이라고 하기 때문에 코로나의 전국 재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은 보수·개신교 단체가 오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하는 광복절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전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등은 15일에 이어 16~17일에도 집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시는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이들 단체들은 집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전 목사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로 있으면서 지난 2월 광화문광장 집회 등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집회에서 전 목사가 '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문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했다. 전 목사는 구속 56일만에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 속행 공판에서 문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재판부는 "문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해 피고인이 입증하려는 사실관계나 취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은 사과 한 번만 하면 끝날 일인데 무리한 발언을 해 놓고 사과 한 번을 안 하신다"며 "간첩이라는 말은 저 혼자만 하나. 광화문에 모인 300만명이 다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오는 15일 서울 안국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를 강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민주노총이 예고한 대규모 집회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