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도 집값 안정 고육지책…토지거래허가제 카드 만지작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20.08.05 06:00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경기도가 도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취득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인 광명, 하남, 수원, 과천 등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삼성·잠실·청담·대치 일대의 아파트들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거래가 되는 사례를 볼 때 집값 안정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이 지역의 주태 거래매물이 줄어들면서 시장왜곡 현상만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5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르면 이 주 휴가에서 복귀해 경기도 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취득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시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경기도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국내외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그 중 하나로 실무선에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지역에서는 부동산을 사려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관할 시·군·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아도 바로 입주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네이버 본사와 일대 주상복합 아파트 전경. /조선일보DB
    앞서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지난 6월 23일부터 1년간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한 달간 주택거래 허가신청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토지거래허가제 이후 은마아파트 전용 면적 84㎡는 21억5000만원에 지난달 13일 허가됐다. 허가제 시행 직전 실거래가(21억3000만원)보다 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개포 우성·선경·미도 아파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에 들어간 아파트들도 신고가나 신고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신청이 들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도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면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곳 위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묶을 수 있다고 봤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 기준 올해 누계 집값 상승률은 경기도 수원 팔달구 19.34%, 용인 수지구 13.39%, 광명 9.12%, 하남 7.51%, 성남 수정구 6.95%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권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수원, 용인, 광명, 하남, 성남, 과천 등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는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을 정부가 먼저 지정해 묶은 곳이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위례나 판교, 평촌 같은 신도시들도 새 아파트 밀집 지역이고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 함께 묶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규제 일변도로 정책을 펼 경우 시장왜곡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는 공급으로 가격을 안정화 해야 하는데 거래를 막을 경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치를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었던 도곡동 근처 아파트가 급등하고, 잠실을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었더니 이에 해당되지 않은 근방 아파트들이 급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광명과 과천, 분당 등 경기도의 주요 도시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더 급등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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