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부터 비트코인까지… 치솟는 자산 가격에 "거품" 경고음

조선비즈
  • 권유정 기자
    입력 2020.08.04 06:00 | 수정 2020.08.04 09:14

    풍부해진 유동성에 안전·위험자산 동반 랠리
    金 최고치 경신부터 증시·가상화폐 활황까지
    "실물경제 괴리 우려…지나친 과열 경계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달러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 엔화, 채권 등 안전자산은 물론 주식, 비트코인, 신흥국 통화 같은 위험자산까지 덩달아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풍부해진 유동성,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실물경제와 괴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가격 버블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버블이 꺼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동성의 함정’ 빠진 자산 시장

    지난 3일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020원(1.31%) 오른 7만909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7일 7만20원 수준이던 금 가격은 열흘 뒤인 같은달 28일에는 8만10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최고가인 8만297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금 온스당 2000달러 진입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유동성 공급 지속, 미래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수요 급증으로 금값이 치솟고 있다"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차익 실현, 심리적 저항선 등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 ‘골드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실물 금과 금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금 펀드' 수익률도 뛰고 있다. 올해 들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금 펀드 12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30일 기준 약 29.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원자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4.74%, -15.27% 수준이었다.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 거래도 활황이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일 1500선 아래로 추락한 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1일 2249.37에 마감했다. 28일에는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1월 22일(2267.25) 이후 가장 높은 2256.99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은 2개월 넘게 박스권에 머무르다 지난달 19일부터 2주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 시간)에는 장중 한때 1만2112달러(한화 약 1446만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조선DB
    ◇"실물경제 아닌 기대·공포에 의한 투자"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자산 시장이 과도하게 흥분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실물경제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인데도 자산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는 만큼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위험자산은 경기가 좋을 때, 안전자산은 반대 상황일 때 선호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래 금리가 낮아지면 자산가격은 상승하게 돼있다"면서도 "돈이 구석구석으로 흐른다기보다 자산시장에 뭉쳐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욱이 실물경제가 아닌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기반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미 과열된 시장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증시에 광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산 랠리에서 본인만 소외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가 퍼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경제악화에도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은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증시 랠리는 현실과 동 떨어져 있다. 소액 투자자들은 버블이 무너지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하 교수는 "모든 거품은 공포에 의한 투자를 수반한다"며 "문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거품이 거의 꼭대기까지 차올랐을 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격 하락에 책임질 수 없는 투자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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