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안 줄어든다"면서 "곧 전국민 월세시대"…말 꼬이는 與의원들

조선비즈
  • 김명지 기자
    입력 2020.08.02 14:57

    윤희숙 '전세소멸' 반박에 아무말 대잔치
    박범계 "전세 빼는 데 목돈들어...쉬운 일 아니다"
    윤준병 "월세 전환 나쁜 현상아냐...곧 전국민 월세"
    통합당 "아무렇게나 급조된 논리로 포장하니..."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통과시킨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제로 인해 "전세제도가 더 빠르게 소멸되는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4년 뒤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 "내가 임대인이라도 (전세를 놓기보다) 아들 딸 조카가 들어와 살게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의 연설은 정부 여당이 추진한 부동산 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적 불안 심리를 대변하고, 합리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왼쪽)과 윤준병 의원/연합뉴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윤 의원의 발언에 반박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주택자였다. 오리지날이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통합당 특유의) 이상한 억양이 아니라서 가치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 발언으로 지역폄하 논란이 불거지자 이 부분을 삭제한 후 새 글로 "(윤 의원이) 하고 싶은 얘기는 임대인 이야기였다"고 했다.

    대전 서구을에서 3선을 한 박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주도적으로 입법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보증금을 빼서 돌려주는 것은 거액의 현금 보유자 외에는 불가능하다"며 "갭투자로 집을 산 사람은 더욱 어렵다. 감정적으로 큰 돈이 안된다고, 전세 빼서 아들 딸 살게 하는 것은 실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집주인들이 전세 제도를 기피하면서 전세가 없어질 것을 우려했지만, 은행 대출 규제 속에서 주택 매입에 필요한 목돈을 조달하는데 전세가 사금융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 빠르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런데 같은 당 윤준병 의원은 지난 1일 밤 페이스북에 "전세의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월세사는 세상이 온다"고 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윤 의원은 "전세제도는 소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며 "전세제도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의 의식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정책과 상관없이 월세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전세가 줄어들지 않겠다"고 하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어차피 전세는 줄어들 것이고, 곧 월세가 전환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전북 정읍에 공천을 받아 당선된 초선의원으로 환경노동위원회를 맡고 있다. 이번 법안 처리에서 관여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임대차보호법 입법을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아무런 후속대책도 고민하지 않은 채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듭하며 전세 씨를 말려놓고는 아무렇게나 급조된 논리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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