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방공항 비행기 안 뜬다는데… 광주·여수는 운항편수·이용객 늘어, 왜?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0.08.01 06:00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오히려 전보다 잘나가는 공항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지방공항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운항이 증가하는 등 충격을 덜 받은 공항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제외한 14개 공항 가운데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월보다 운항 수가 증가한 곳은 광주공항이 유일하다. 1월 한 달간 585편 운항했던 광주공항은 6월 한 달간 609편으로 운항 수가 늘었다. 지난 3~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운항이 총 16편까지 감편 됐지만 4월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를 기해 정상화됐다. 이어 5월에 진에어가 광주-김포노선, 6월 티웨이항공이 광주-김포· 광주-양양노선 등을 새로 취항하면서 국내선 항공편이 확대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주는 호남권에서 가장 큰 도시"라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이용률이 낮은 수준이지만 수요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 추가 취항했다"고 설명했다.

    공항 이용객이 늘어난 곳도 있다. 여수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지난 1월 2만5323명에서 6월 2만617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214편이던 운항 횟수도 유지되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항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국내 여객편과 승객이 증가했다"며 "해외를 못 나가다 보니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 국내선 TO(정원)가 늘었다"고 했다.

    그래픽=정다운
    하지만 대다수 지방공항의 상황은 좋지 않다. 군산, 원주, 포항, 사천, 무안 등 공항 5곳은 현재 항공기가 한 대도 뜨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이 이익이 적은 지방 노선을 우선적으로 중단시키면서 시설은 운영되지만 여객기를 이용하는 고객은 없는 개점 휴업 상태다.

    같은 호남권인 군산공항의 경우 올해 초 하루에 편도기준 이스타 2편, 대한항공 1편 등 제주행 노선을 운영했다. 그러나 이곳을 기반으로 하는 이스타항공이 최근 제주항공과 인수가 무산돼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그나마 있던 노선도 없어지게 된 상황이다. 단 1편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도 최근 일부 국내선 운항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군산 지역민들이 초조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만성 적자 상태였던 지방공항들의 적자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김포, 김해, 제주, 대구를 제외한 10개 공항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울산공항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17억원으로 적자폭이 가장 컸다. 여수공항 -185억원, 양양공항 -1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군산공항은 4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보다 지방공항 이용객이 60~70% 줄었다"며 "안 그래도 지방공항은 운영이 어려운데, 코로나로 인해 지역 경제 침체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일원화하기 위해 모든 국제선 승객을 인천국제공항에서만 입국하도록 한 점도 지방공항의 위기를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공항 가운데 국제선 여객 비율이 가장 높은 김해공항의 경우 여객 수가 지난 1월 109만5738명에서 6월 27만8961명으로 75% 가까이 급감했다. 운항편도 약 73%(5267편) 줄어드는 등 14개 지방공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조선DB
    지자체들이 나서서 재정지원 등 공항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미봉책에 그칠 전망이다. 울산시는 2011년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만들어 2016년부터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강원도도 최근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한 LCC(저비용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자 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85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하반기 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타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와 강원도 출자회사가 아닌 민간기업에 왜 이리 많이 지원하느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공항 모두 지난해 기준 각각 적자 1위와 3위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협소하고 KTX 등 대체 교통수단이 많지만 지방공항은 전국에 14곳이나 있다. 이들의 적자 해결은 해묵은 과제"라면서 "코로나 이전에는 LCC 등 지자체의 취항 유치 노력이 지방공항 활성화에 효과를 본 면이 있으나 항공업계 자체가 흔들리는 지금은 재정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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