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의원실 추정 장소서 박주민·이재정 등과 모임
TV에서 '대전 1명 심정지' 나오는데 참석자들 파안대소
자신의 페이스북선 일본 詩 인용해 대전 주민 위로
댓글은 "대전 물난리 하나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대전이 지역구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대전에서 물난리로 1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TV 앞에서 크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재정·김승원·박주민 의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민주당 김용민·황운하·김남국 의원.

30일 충청 지역에 시간당 100㎜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대전에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최고위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과 한 자리에 모여 활짝 웃는 사진이 찍혀 구설에 올랐다. 황 의원이 웃고 있는 사진 속 TV에선 '대전 침수 아파트 1명 심정지'라는 뉴스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최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럼회원과 박주민 이재정^^'이라는 글과 함께 4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엔 최 대표와 박 최고위원, 이재정·김남국·김승원·김용민 의원과 황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최 대표 사무실로 추정되는 장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무엇인가 즐거운 이야기를 하는 듯 크게 웃는 모습이 찍혔다. "와하하하"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사진이었다. 김남국 의원은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황운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동료 의원들과 웃고 있을 때 TV에서 나온 뉴스 화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런데 최 대표 뒤 벽에 걸린 TV에선 이날 대전에서 물난리가 나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는 뉴스 특보가 나오고 있었다. 황 의원 지역구인 중구 문화동에는 이날 오전 4시18분부터 1시간 동안 102.5㎜ 폭우가 쏟아졌다. 중구 부사동에 있는 차량등록사업소가 잠기면서 전산시스템 오류로 업무가 마비됐다. 사업소 측은 유성구 노은동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제2사업소로 민원인들을 안내했다.

'처럼회'는 최 대표와 황 의원이 주도해 만든 의원 공부모임이다. 지난 3일 황 의원이 주최한 '검찰개혁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최 대표는 김남국·김용민·이탄희·황운하·윤영덕·김승원·박상혁 의원을 처럼회 회원으로 소개했다. 최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십 경력 확인서를 작성해준 혐의로, 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기소됐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의원은 최근 검찰총장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격하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황 의원도 대전 물난리에 대해 걱정하는 글을 썼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새벽 대전 전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수해까지 겹쳐 큰 피해를 겪고 계신 주민 여러분을 생각하니 몹시 마음이 아프다"고 썼다. 이어 '있잖아, 힘들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라는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를 인용한 뒤,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는 대로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황 의원이 대전 물난리로 1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TV 화면 앞에서 크게 웃고 있는 사진이 알려지자, "대전 물난리 하나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