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우면동 그린벨트 개발 불허… “정부는 부동산 정책 재검토해야”

조선비즈
  • 권오은 기자
    입력 2020.07.30 13:48

    서울 서초구가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제출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거래허가신청을 불허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땅은 범정부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가 서울 내 추가 유휴부지로 꼽은 곳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서초구가 서울 내 자치구 중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교육개발원 부지(노란선). /서초구 제공
    서초구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 15일 서초구 우면산 자락에 있는 한국교육개발원 부지(2만2557제곱미터)에 344가구의 노인·청년 대상 임대주택을 짓겠다며 토지거래허가서를 제출했다. 해당 부지는 도시계획 상 약 78%정도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그린벨트 일부분에 건물을 짓고 사용하다가, 2017년 충북 진천군으로 이전한 뒤 3년째 비어있다.

    SH공사는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노인복지주택으로 활용하고, 그린벨트에 포함되지 않는 주차장 부지에 7층 높이의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총 344세대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초구은 그린벨트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만큼 토지거래를 허가할 수 없다고 지난 29일 SH공사에 통보했다. 그린벨트 내 한국교육개발원 건물은 없애고 원상회복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에서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4년전 민간기업이 제출한 해당부지의 임대주택사업은 불허했는데,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에만 허용하는 것은 일관된 정책방향에도 맞지 않다고 봤다.

    서초구 관계자는 "그린벨트내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면 ‘자기의 거주용 주택용지로 이용’하는 등 실수요성이 충족돼야 하는데, SH공사가 신청한 토지이용계획은 여기에 부합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대신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중 그린벨트에 포함되지 않는 주차장 부지를 용적률 400%인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청년·신혼부부에게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분양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할 경우 SH공사의 계획보다 많은 500세대를 공급할 수 있고, 훼손된 그린벨트 구역도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또 추가로 더 많은 부동산 공급이 필요하면 2025년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 우면택지지구의 용적률을 216%에서 400%로 상향해 개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서초구는 이와 함께 이례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평생 주택을 한번도 소유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청년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근본 대책이 임대주택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처럼 공공임대주택은 약 20%만 공급하고 나머지 80%는 시가의 70~80%로 ‘청년분양주택’을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청년분양주택을 저렴하게 많이 공급해 젊은이들이 세입자가 아니라 ‘내집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젊은이들이 ‘주거 유목민’으로 이리저리 방황하지 않고 희망세대로 거듭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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