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훤의 왈家왈不] '금부분리' 추미애, 본인은 부동산 대출로 월세 재테크

조선비즈
  • 전태훤 선임기자
    입력 2020.07.30 08:33 | 수정 2020.07.30 15:31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내로남불'에 이어 앞으로는 내가 하면 대출, 남이 하면 로맨스란 ‘내대남로'란 말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듯하다.

    멈추지 않는 집값 상승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국무위원으로서 ‘금부분리’라는 훈수까지 나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그는 은행 대출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라며 질책했지만, 정작 본인이 ‘로맨스'의 주인공이지 싶다.

    한 금융투자기관이 은행 대출을 일으켜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사들인 것을 두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고 나무랐던 추 장관의 질타가 본인을 향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추 장관은 "부동산에 은행 대출이 연계되는 ‘기이한' 현상을 방치하면 안 된다"며 지난 18일 ‘금부분리'를 처음 주장하고 나섰지만, 본인과 남편 가족도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고, 그렇게 사들인 부동산으로 월세 소득까지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자라는 집값에 써야 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다른 용도로 전용된 흔적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하면 대출, 남이 하면 로맨스

    추 장관은 은행 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팔짱 끼고 침묵하는 것이 직무유기라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문제로 삼은 방식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임대소득까지 보고 있는 ‘금부 로맨스’의 당사자란 점에서 ‘내로남불’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0일 추 장관이 장관 임명 인사청문회 자료로 제출한 재산신고사항 공개목록에 포함된 첨부자료에 따르면, 그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전용 183.87㎡ 아파트 한 채(신고가액 8억7200만원)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용 55.04㎡ 오피스텔(신고가액 1억9507만원)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추 장관은 2009년 5월 2억8000만원으로 실거래가 신고를 한 여의도동 오피스텔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며 우리은행으로부터 채권최고액 1억68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

    추미애 장관이 소유한 서울 여의도동 오피스텔 등기부등본 열람본. 2009년 5월 추 장관 앞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졌고(사진 윗쪽), 우리은행으로부터 채권최고액 1억6800만원이 설정돼 있다. 30일 현재 대출 잔액도 그대로 남아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대출액에 20%가 더해져 채권최고액이 정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1억4000만원의 은행 담보대출을 받아 해당 오피스텔을 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이 오피스텔을 매입하면서 담보대출 최대치(시세의 50%)를 땡겨 쓴 셈이다. 추 장관은 현재 이 오피스텔에서 임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65만원(부가세 10% 포함)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오피스텔의 시세는 3억3000만~3억5000만원 정도며, 가장 최근에 신고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로는 3억4300만원(2017년 6월)이다.

    추 장관이 여의도 오피스텔을 임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65만원(부가세 10% 포함)에 임대하며 작성한 임대차 계약서.
    ◇내 집으로 가족 대출까지…스마트한 주담대 활용법

    추 장관의 시어머니인 김모씨도 2005년 5월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면서 은행 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면 추 장관의 시모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면서 채권최고액 9600만원과 8400만원의 은행 대출 근저당권 2건이 설정됐다.

    대출액의 20%를 더해 채권최고액이 설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은행으로부터 각각 8000만원과 7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시어머니 김모씨가 소유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주상복합아파트의 등기부등본 열람본. 2005년 5월 김씨가 매입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고(사진 윗쪽), 이를 담보로 김씨와 추 장관의 남편 서모씨 앞으로 각각 채권최고액 9600만원과 8400만원짜리 은행 대출 근저당 2건이 설정됐다.
    특이한 것이 있다. 담보대출 2건 중 하나가 집주인 김씨가 아닌 추 장관의 남편 서모씨 앞으로 채권최고액 8400만원짜리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점이다. 집주인인 모친이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아들이 은행 여신을 일으킨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래 취지대로면 집주인이 모자라는 집값을 충당하는데 사용돼야 하는데, 아들인 추 장관 남편 앞으로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볼 때 주택담보대출이 다른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원래 모자라는 집값에 사용하는 게 원칙이나, 금리가 다른 대출보다 낮은 편이라 집값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담보대출을 다른 용도로 쓰기도 한다"며 "집주인인 모친이 아닌 아들 앞으로 근저당이 설정된 것을 보면 모친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아들이 대출을 일으켜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주상복합은 김씨가 2018년 5월 역모기지론을 신청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함에 따라 근저당권이 말소됐다.

    ◇그래서 억울한가?

    ‘일개' 장관과 그 가족이 받은 얼마 되지도 않는 담보대출과, 오피스텔로 월세 받는 것을 두고 뭐 그리 지적하냐고 할지 모르겠다. 불법도 아닌데 주택을 담보로 자금이 필요한 가족이 은행 돈 빌려 쓴 게 무슨 죄냐고 따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죄도 불법도 아니다. 큰돈 들어가는 부동산은 대부분 은행 대출을 받아 산다. 이것이 거의 모든 대한민국 부동산 거래에서 이뤄지는 담보대출인 것이고, 펀드가 부동산으로 운용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는 방법이다. 누구나 그리 했고 그렇게 사서 소득을 올리는 것, 그것이 추 장관이 이야기하는 ‘부동산에 은행대출을 연계하는 기이한 현상’이자 금융과 부동산의 ‘부적절한' 로맨스고 지금 정부가 생각하는 불로소득인거다.

    사는 집이 아닌 부동산으로 임대 소득까지 올리는 ‘일개' 장관도 부동산에 문제가 많다며 떵떵거리는 나라,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료들의 다수가 다주택자인 나라, 단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의 비싼 집에 살고 집이 더 있다는 이유로 투기가 되고 이를 세금으로 손을 보겠다는 나라에서 누가 더 억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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