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째 부동산대책, '초고층 임대아파트 공급'?…"가격 잡힐지 의문"

입력 2020.07.27 15:33 | 수정 2020.07.27 16:20

정부의 23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가 초읽기다. 이달 10일 발표한 7·10 대책에서 임대사업자 제도 사실상 폐지 등 강력한 ‘채찍’을 들이댄 후 공급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부랴부랴 한달도 채 안 돼서 추가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공공 임대 주택을 늘리는 단지는 용적률을 완화해 35층 층수 제한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급 대책에 담길 것으로 예측되는 방안에 대해 ‘임대주택만 실컷 늘리는 정책이냐’며 벌써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을 높이고 태릉 골프장과 용산정비창 등 국공유지를 활용해도, 시장의 예상대로 물량의 많은 부분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정책 관계 부처와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당정 협의를 열고 주택 공급 방안을 최종 조율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7월 말, 8월 초 발표를 예정으로 작업 중"이라면서 "용적률 상향 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 및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과 정부 안팎에서는 공급 대책이 늦어도 8월 첫째주 중에는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대책에 담길 방안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방안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용적률 상향이다.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도시 전체 용적률을 높이는 데 지방자치단체와 합의하면 더 많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용적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미니신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던 용산정비창의 용적률을 최대치인 1500%로 올리면, 정부가 계획했던 주택 공급 물량(8000가구)보다 많은 1만 가구까지 공급이 가능해진다.

서울 등 역세권에서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을 통한 도심 고밀 개발 방안도 용적률 상향 조정이 핵심이다. 역 주변으로 반경 350m에 해당하는 재개발 구역이 있을 경우 용적률을 600~100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다만 용적률을 높이면서 생기는 기대수익의 절반은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하기 때문에 민영 재건축 조합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지가 미지수다.

또 다른 유력한 카드 가운데 하나는 서울 노원구의 태릉골프장 개발이다. 83만㎡(25만평) 규모의 태릉 골프장을 대규모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하는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 국방부가 참여한 것도, 태릉골프장 개발이 사실상 확정되는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태릉골프장은 소유주가 국방부이고, 관할 지자체는 서울시인데, 두 기관이 모두 이날 녹실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논란이 됐던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는 이번 공급대책에 포함이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바로 다음날 박선호 국토부 차관이 그린벨트 해제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같은날 오후 다시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됐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를 적극 반대했다는 점이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발전시키는 데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2번째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나오는 동안 외면받았던 공급대책이 23번째 대책으로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공급대책이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기대하는 가격 안정 효과가 나올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 시기가 너무 늦었다"면서 "22번이나 대책을 내놓고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지금 공급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적극적인 SOC 투자 등으로 시장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는 등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공급을 해도 집 값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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