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린 13일에도 온라인에서는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여성과 연대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된 온라인 운동은 ‘해시태그(#) 운동’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리며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란 해시태그를 다는 것으로,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0일 시작됐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박모씨는 이날 "정치인들은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운지 전혀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최소한 머리로라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해당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어 "박 시장의 영결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지금 피해자에게 꽃 한 송이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라며 "언제 성폭력 가해자들이 합당한 비난과 형벌을 받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이용자 김모씨도 "내가 목소리를 키워준 그들(정치인들)은 그 목소리로 가해자를 동정하고 치켜세우고 있다"며 "그의 자살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피해자를 향한 또 다른 가해"라는 글을 올리고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했다.
해시태그 운동과 함께 성폭력 피해 관련 책을 구매하는 ‘구매 인증 챌린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구매 인증이 이뤄지는 책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김지은씨의 저서 ‘김지은입니다’다.
이 책의 ‘구매 인증’은 안 전 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낸 것을 계기로 시작됐고,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와 얽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가 2018년 3월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후 다음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544일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성희롱 경험담을 담은 이은희 변호사의 , 여성학자 권김현영의 , 정세랑 작가의 에 대한 ‘구매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의 구절인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를 인용하며 자신의 성폭력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용자도 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지만 "추모가 먼저"라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라며 고함을 지르고 해당 기자에게 ‘XX자식’이란 욕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12일 "더 이상 여성을 동등한 국민으로 보지 않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 지역당원 탈당서를 작성해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11일 "민주당 잘 가라"며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더불어민주당 탈당 인증샷을 올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박 시장 비서 출신 여성 A씨 측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은평 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에게 2017년부터 수차례 성추행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