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꼬리표 떼자"… P2P업체, 준법감시인 모시기 박차

조선비즈
  • 박소정 기자
    입력 2020.07.13 06:00

    8월 ‘온투법’ 시행… 제도권 편입되려면 준법감시인 둬야
    영세·신생 업체는 구인난… 못 구하면 계속 대부업체 남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을 약 50일 남겨둔 가운데 P2P(peer to peer·개인간 대출) 업체들은 준법감시인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토스에서 부정결제 사건이 발생하는 등 핀테크 업계의 ‘보안’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준법감시인 선임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준법감시인은 회사의 내부 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 이를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금융위원회는 정식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상근 준법감시인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부 감시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다른 업무와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픽=김란희
    온투법이 시행되면 P2P금융이 제도권으로 편입돼 금융위·금감원의 검사·감독, 공시 의무가 생기고, 투자·대출한도나 영업행위 규제 등이 생기면서 소비자 보호가 강화될 수 있다. 금융위는 오는 8월 27일 온투법 시행 후 이듬해인 2021년 8월 26일까지만 준법감시인 등 요건을 갖춘 온라인투자금융업 업체 등록을 받는다.

    기존 대부업으로 사업등록해왔던 P2P 업체 입장에선 대부업체 꼬리표를 떼고 정식 금융업자로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4월 기준 금융당국에 연계대부업자로 등록된 P2P 업체는 243곳이다. 이들이 기간 안에 온라인투자금융업 등록을 하지 못하면 P2P금융업으로 활동할 수 없으며 대부업체로 남게 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준법감시인은 ▲금융감독원 검사 대상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 ▲금융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 또는 대학에서 연구원·조교수 이상 5년 종사자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금융 감독 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감사원,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상사 등의 금융 기관에서 7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격 요건이 엄격하고 오랜 경력을 요구해 업계에서는 준법감시인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비교적 높은 급여를 맞춰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신규 선임된 것으로 알려진 주요 P2P 업체 준법감시인들은 시중은행 30여년 혹은 금감원 16년 재직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일찍이 새 준법감시인이 공개된 곳은 피플펀드·어니스트펀드·펀다·모우다 등 주로 대형 P2P 업체 중심이다.

    어니스트펀드는 정상헌 준법감시인을 선임했다. 대신증권·대신자산운용·대신저축은행에서 32년간 근무하며 내부감사 및 준법감시 업무 경험을 쌓았다. 투자자산운용사·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금융자산관리사·선물거래상담사 등 자격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다.

    모우다는 이성규 준법감시인을 신규 선임했는데, 우리은행에서 29년간 신탁부·검사실 등을 거치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발생 후 부실 채권의 사후관리, 영업점 부실여신 검사를 맡았고 준법지원부에서 은행 전반의 내부통제규정 제개정과 준법감시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소상공인 전문 P2P 업체 펀다는 금융감독원에서 16년간 재직한 경력이 있는 조상욱 부대표를 준법감시인으로 맞았다. 중재법상 사적 재판관의 지위가 부여되는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Arbitrator),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 위원, 글로벌금융학회 사무국장, 금융소비자연구소 대표, 서민금융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민관의 다양한 경력을 겸비했다.

    피플펀드는 성균관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법학대학원 금융법 석사를 수료해 법무법인 충정·국민연금공단 준법지원실 변호사를 10여년 거친 박민주 준법감시인을 선임했다. 그는 2018년부터 피플펀드 사내변호사로서 법무총괄이사(CLO)를 맡았다.

    주요 P2P 업체는 이미 입사한 이들 중 자격 요건을 갖춘 이가 여럿 있어 준법감시인을 구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제화되기 이전부터 업체를 운영하면서 법률적 자문 등을 구하기 위해 그에 준하는 경력의 전문가와 함께 일을 해온 터라 그들 중 한 분을 곧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교적 영세하거나 업력이 짧은 P2P 금융업체의 경우 상근직인 준법감시인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구인난에 빠지면서 ‘폐업’ 이야기까지 운운 되는 상황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