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우리 기업인 대단"…최태원 "회사 30년에 이런 불확실 환경은 처음"

조선비즈
  • 손덕호 기자
    입력 2020.07.09 17:49 | 수정 2020.07.09 17:59

    일본 수출규제와 소부장 산업 육성 1년 맞아 SK하이닉스 방문
    文대통령 "차제에 대한민국 소부장 강국 되자…획기적 지원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 공정 시찰하며 "기술 수준 일본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최태원 "오늘이 국내 생태계가 새로운 미래로 시작하는 날로 기억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 1년을 맞아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우리나라 기업인들 참 대단하다"며 "우리는 '하니까, 해보니 되더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회사를 다닌 지 30년쯤 되지만 이렇게 불확실한 경영 환경은 처음"이라며 "우리 국민과 기업은 언제나 이런 도전을 극복해 왔고, 당면한 어려움을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장 시찰을 위해 이동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소부장 산업 현장인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기업인과 직원들을 격려했다. '으라차차 소부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방문은 지난 1년간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 성과 및 향후 발전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문 대통령의 11번째 수출규제 대응 관련 일정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직접 소개하며 첨단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 말씀에서 "(소부장 육성은)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에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며 "이제는 차제에 대한민국이 소부장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목표를 위해 정부는 과거 어느 때도 없었던 획기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많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일본 수출규제로 우리 대기업들도 이제는 핵심소재·부품 자립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절감하게 됐다"며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스스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도 분명히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말 참 좋은 기회"라며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고, 기업과 정부, 연구자가 노력하고, 수요가 있는 대기업과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상생하니 우리가 해낼 수 있었다"며 "우리는 하니까, 해보니 되더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 정말 참 대단하다. 제가 참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공정 시찰실에서 불화수소 세척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은 "우리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선도기업이 돼서 전세계의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SK의 다짐을 말씀드리겠다"며 "SK, 대기업이 갖고 있는 많은 자산을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 개념으로 소부장 문제를 접근했다. 더 많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더 만들겠다"고 했다. 이차전지 핵심기술도 더 공유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 위기와 관련해 "회사를 다닌 지 30년쯤 됐다. 이렇게 불확실한 경영 환경은 처음"이라며 "도전이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국민과 기업은 언제나 이러한 도전을 극복해왔고 당면한 어려움을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10년 후 오늘을 기억할 때 국내 생태계가 새로운 미래로 시작하는 날로 기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개발에 성공한 SK머티리얼즈의 정붕군 연구원은 "시간은 없는데 제품 순도를 99.999%까지 올려야 하니 마음이 너무 급했다"며 "얼마나 고민이 됐던지 저희 팀 연구원들은 뭘 하든 숫자 9에 꽂혔다. 심지어는 어떤 젊은 연구원은 로또 번호를 9번, 19번, 29번, 39번 이렇게 찍고 있더라"고 했다. 그는 "처음엔 저희도 소부장 핵심 국산화에 믿음이 없었다. 한 번 성공을 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소재·부품·장비 관계자 간담회에서 SK머티리얼즈 정붕군 팀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저희는 일본 5개 업체가 전세계를 독점하고 있는 PC와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일렉포일을 국산화해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 독점기업 공급이 불확실해지자 제품 공급을 요청했으나 일본 기업이 빠르게 정상화되자 국산화 수요가 사그라졌다며 "국내 소부장 관심이 동일본 대지진 때와 같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용설 아모그린텍 대표는 "저희는 나노 기술을 이용해 휘어지는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있는 회사'라며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나라 수요 업체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 협력이 훨씬 용이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포토레지스트 협력공정을 시찰하면서 "(우리의) 기술 수준이 일본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완전한 자립을 이뤘나" 등의 질문을 하며 관심을 보였다. 불화수소 협력공정을 보면서는 "대한민국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불산액이라는 것만으로 품질이 보증되는 것"이라면서 "SK가 (중소업체와 협력하는 등)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홍보 좀 하시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 산업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소부장들과 대화를 끝낸 후 협약식 장소로 이동하며 직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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