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과학] ②'감귤'의 재발견...혈관치료 의료용 소재로도 ‘합격점’

입력 2020.07.07 13:00 | 수정 2020.07.07 13:07

감귤바이오겔 혈관생성 촉진 기능 우수해

감귤 추출물이 의료용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감귤은 크기와 당도 등이 일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시중에 과일 형태로 판매할 수 없어 처치곤란 신세였다. 기껏해야 주스나 제과용 원료로 활용됐다.

하지만 감귤에 함유된 성분이 의학적으로도 유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상품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감귤에 함유된 헤스페리딘이나 나린진과 같은 플라보노이드 성분과 리모노이드 성분은 항산화·항비만·항암·종양발생 억제 등의 효능이 우수하다. 이들 성분은 실제 의약품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감귤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 감귤바이오겔이 혈관 치료에 탁월하다는 사실이 검증되면서 이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이나 의약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감귤농장에서 농부가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조선DB
최근에는 감귤에 함유된 성분을 활용하면 혈관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부가가치가 증대는 물론이고, 향후 감귤 재배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은 감귤 착즙액에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감귤 바이오겔(biogel)’은 순수한 셀룰로오스다. 보습력이 뛰어나고 독성이 없어 이미 마스크팩, 크림 등 다양한 화장품으로 개발됐다. 인공피부용 소재로도 활용된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제주대와 공동으로 단백질 성분의 혈관생성물질 aBC를 유전자 재조합 기법으로 감귤바이오겔과 결합시켜 성능이 우수한 혈관 생성물질을 만들어냈다. 세포‧동물실험을 통해 안정성과 혈관생성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새로 만든 혈관생성 물질을 사람 혈관 내피세포에 처리한 결과, 신생 혈관이 무처리군에 비해 3.8배 더 많이 생성됐다. 또 한 쪽 다리 허벅지 부위의 대퇴부 동맥과 분지 동맥을 제거한 실험 쥐에 주입해 14일 동안 관찰한 결과, 건강한 혈관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안지오포이에틴(angiopoietin-1) 분비량이 무처리 비교군보다 31%p, 기존 혈관치료 물질을 처리한 비교군보다 14%p 증가했다.

인체피부 조건(피부온도 36.5℃)에서 감귤바이오겔과 혈관생성 물질의 융합 정도를 확인한 실험에서도 형태 보존력이 높아 30일 동안 효능이 유지됐다.

연구팀은 감귤바이오겔이 가진 균질한 조직과 많은 입자 사이의 틈(공극)으로 인해 새로운 물질과 결합되면 보유력이 높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새로 개발된 물질은 동맥경화증, 당뇨환자,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말초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약 450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존재하는데 당뇨병성 족부궤양 질환처럼 동맥피의 순환이 되지 않는 말초 혈관 질환은 신생 혈관이 생성되는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감귤바이오겔을 이용한 의료용 소재를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 조성물(10-2015-0139908)’, ‘감귤 유래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주재로 하는 생분해성 및 무독성 필름 타입의 의료용 드레싱 제재(10-1399646)’ 등 두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기업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상업화를 진행 중이다.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은 상처나 궤양 등의 치료를 위한 연고나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감귤바이오겔로 만든 상처 치료용 거스. /농촌진흥청 제공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감귤바이오겔은 혈관생성 뿐만 아니라 고른 입자와 천연소재로서의 특성 때문에 기능성 화장품과 인공피부와 같은 의료용 소재로도 유용하다"며 "의료용 소재의 국산화와 감귤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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